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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STAR] 아주부 프로스트 이현우 "내게 말은 콤플렉스였다"

[LOL STAR] 아주부 프로스트 이현우 "내게 말은 콤플렉스였다"
안녕하세요.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입니다.

지난 주 롤스타에서는 나진 실드의 정글러 '모쿠자' 김대웅을 만나봤습니다. 김대웅은 강한 인상 덕분에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계의 형님으로 통하는데요. 겉으로 보여지는 이미지와 다르게 김대웅은 다정다감(?)한 아빠와 같은 성격이었습니다. 공격적인 정글 스타일을 버리고 팀을 위한 스타일로 변신을 예고한 김대웅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이번 주에 만나볼 선수는 아주부 프로스트의 정글러 '클라우드 템플러' 이현우입니다. 이현우는 수비형 정글러의 정점에 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대치 상황에서 환상적인 전투 개시 능력을 발휘하며 팀을 승리로 이끄는 모습은 왜 이현우가 국내 최고의 정글러라고 인정받는지 알 수 있게 합니다.

이현우는 화려한 입담으로도 유명합니다. 가끔 LOL 챔피언스 리그에 초청되어 해설을 하면서 '매섭다'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기도 했죠. 이현우가 개인 방송을 통해 경기 중계를 하기라도 하면 순식간에 만원이 되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달변인 이현우에게 말을 잘 하지 못해서 콤플렉스를 겪었다는 말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해왔던 것이죠.

평소에는 인자한 웃음을, 경기석에서는 매서운 눈빛을 보여주는 이현우와의 대화 속으로 들어가보시죠.

안녕하세요. 독자들에게 인사 한마디 전해주세요.

이현우=안녕하세요. 아주부 프로스트에서 정글러를 맡고 있는 '클라우드 템플러' 이현우입니다.

아주부 프로스트의 전신이 MiG 프로스트잖아요. 팀에 처음 어떻게 합류했는지 궁금해요.

이현우=그 때는 군대에 다녀와서 방황하는 시기였어요. 학교도 다녀보니 저와는 맞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한 학기만 다니고 휴학을 했어요. 무난하게 졸업하기는 싫었거든요. 대책없이 영어 공부부터 시작했죠. 그러다가 학원에서 강사까지 하게 됐고요. 틈날 때마다 LOL도 했어요. 그런데 그런 생활을 하면서 뭔가 무기력하다는 걸 느꼈어요. 학교도, 영어 공부도, LOL도 모두 어중간했죠. 그렇다고 연애를 하는 것도 아니고요(웃음). 그러던 차에 (장)건웅이에게 연락이 왔어요. 같이 해볼 생각이 없느냐고 말이에요. 원래 건웅이와는 알던 사이였어요. 어쨌든 그 때 한국은 MiG, EDG, 팀 OP 3강 체제였는데 그 중 한 곳에서 영입 제의가 왔을 때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인생을 살면서 기회가 온다고 하는데 저는 이걸 놓치면 후회할 거라고 생각했죠. 프로게이머에 대한 생각은 늘 있었어요. 그래서 테스트를 봤고 팀에 합류하게 된거죠.

팀에서 맏형인데 부담스럽지는 않았나요?

이현우=팀에 처음 들어왔을 때 정말 깜짝 놀랐어요. 애들이 다 어린데 단순히 어리다는 말로는 형용할 수가 없었어요(웃음). 진짜 여기가 군대였다면 정말 가만 두지 않았을거에요(웃음). 하지만 이 것도 사회 생활의 하나라고 생각했고 맏형으로서 팀을 잘 끌고 나가면 제가 한 단계 더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했죠.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 거에요. 하지만 애들이 정말 착해요. 만약 애들이 이기적이고 건방지고 약았다면 절대 못 버텼을 겁니다. 애들을 정말 친동생처럼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재미있게 같이 생활하고 있어요.

아주부 LOL팀은 국내에서 가장 있기가 많은 것 같아요. 특히 이현우 선수는 여성 팬들이 많은 것 같던데. 비결이 뭔가요(웃음).

이현우=에이, 그렇지 않아요(웃음). 일단 저는 팬들도 선수들이 활동하는데 정말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선수 생활을 오래하기 위해 팬들은 꼭 필요하다고 봐요. 저는 팬들과 대화하는게 즐겁습니다. 또 팬들을 위해 선수 생활을 하는 것도 있어요. 그러다보니 팬들도 저를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저는 이현우 선수의 인기 비결 중 하나가 재치있는 입담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예전 LOL 챔피언스 리그에 특별 초정돼 해설을 할 때도 느꼈는데 정말 말을 '맛있게' 하시더라고요. 지난 MLG 폴 챔피언십에서 아주부 블레이즈의 경기를 방송할 때 순식간에 만원이된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말을 참 잘하시는 것 같아요.

이현우=초등학교 때 말을 어수룩하게 해서 콤플렉스였어요. 제가 어려워하는 발음들이 있는데 그 때마다 버벅거렸거든요. 그래서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말을 잘하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습니다. 일단 책을 많이 읽었어요. 특히 논리 서적을 좋아했죠.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발표를 적극적으로 했고 고등학교부터는 토론을 상당히 많이 했어요. 또 방송 3사, 케이블까지 토론 프로그램은 모두 챙겨봤어요. 토론을 보면서 제 자신에게 대입해봤죠. '나라면 저기서 뭐라고 말했을까'하면서요. 대학생 때는 프리젠테이션을 적극적으로 했습니다. 그러면서 토론과 공부를 병행하면서 학원 강사까지 하게 되니까 느끼는게 있더라고요.

어떤 것을 느꼈나요?

이현우=말을 할 때 이론이나 근거는 바탕에 깔려있되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특히 학원 강사를 할 때 크게 다가오더라고요. 아무리 강의를 잘해도 재미가 없으면 학생들은 지루할 수 밖에 없어요. 그래서 항상 어떻게 하면 위트있게 말할지 고민을 해요. 지금도 그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릴적 말을 더듬는다는 이유로 여자애들에게 기피 대상이 되면서 말이 트라우마로 남아있어요(웃음). 저는 아직도 제가 말을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발음이나 말하는 연습도 계속하고 있죠.

저는 이현우 선수가 말을 잘하는 것은 타고났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노력파셨군요. 앞으로도 재미있는 방송 기대하겠습니다. 어쨌든 방송을 하시면서 아주부 블레이즈가 MLG 폴 챔피언십 우승까지 거머쥐는 것을 보고 몸이 근질근질 하셨을 것 같아요.

이현우=솔직히 지금 생각해도 우승까지 할 자신은 없어요. 일단 나진 소드가 정말 잘하는 팀이거든요(웃음). 블레이즈가 우승을 하는 것을 보고 정말 잘한다고 느꼈어요. 갑자기 IEM, IPL 대표 선발전에서 모두 탈락한 저희가 보이더라고요. 특히 신생팀인 KT에게 지고나서 생각을 많이 했어요. 우리는 아직도 자만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제 윈터 리그에서 보여줘야죠. 우리가 이만큼 더 성장했다는 것을요.

[LOL STAR] 아주부 프로스트 이현우 "내게 말은 콤플렉스였다"


아주부 프로스트하면 LOL 시즌2 월드 챔피언십 얘기를 빼놓을 수 없죠. 롤드컵이라고 불릴 정도로 세계 최고의 팀들이 모인 대회에서 아주부 프로스트는 준우승을 거뒀어요. 처음 조별 리그에서 3전 전승으로 올라갈 것을 예상하셨나요?

이현우=사실 당시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어요. 우리 팀은 온라인 대회나 연습 경기에서 굉장히 약해요. 숙소에서 플레이할 때와 경기장에서 호흡을 맞출 때 경기력이 정말 다르거든요. 롤드컵을 위해 진행했던 연습 경기에서도 지면서 걱정을 많이 했죠. 문득 '과연 우리가 이번에도 실전에서 강할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IG는 예상대로 강했고 한끗 차이로 이겼다고 생각해요. 나머지 두 팀이요? 우리도 못하는 상태였는데 우리보다 더 못해서 이겼어요(웃음).

IG와의 경기에서 이현우 선수가 교전 중 시원하게 욕을 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어요. 덕분에 '인민클탬'이라는 새로운 별명도 얻으셨죠(웃음).

이현우=당시 우리 팀 상황이 별로였어요. 미국에 도착해 라이엇 본사에 있는 아리 PC방에서 나진 소드와 연습경기를 했는데 한 번도 못 이긴 거에요. 다른 팀과의 연습 경기도 마찬가지였죠. 우리가 아무리 실전에서 강하다지만 정말로 약해진 기분이 들더라고요. 거기다 (박)상면이는 그런 큰 무대에 처음 출전하다보니 완전히 얼어 있었어요. 제가 우리 팀의 분위기 메이커인데 경기 전 미리 감독님께 흥을 내면서 해도 되냐고 물어봤죠.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경기석 음성은 외부로 나가지 않는다고 해서 제가 동료들의 사기를 북돋으면서 '욕하면서 질러!'라고 했죠(웃음). 정말 신나게 해볼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경기가 잘 안풀렸고 질 수도 있는 상황을 맞았죠. 그러다가 마지막 교전에서 희망이 보여서 조금 흥분했습니다. 세계 대회에서 프로답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린 것은 정말 반성하고 있습니다. 다음에는 그런 모습은 절대 보여드리지 않겠다고 약속드릴게요.

그리고 아주부 프로스트는 8강에서 솔로미드를 만났어요. 여기서 눈맵 사건이 발생했죠.

이현우=일단 우리가 무조건 잘못했다고 말씀드릴게요. 당시 상황을 돌이켜보면 경기 당시에는 문제가 있는지 몰랐어요. 처벌도 나중에 받았죠. (장)건웅이가 힘들어했던 것은 자신 뿐만 아니라 아주부 프로스트 전체가 욕을 먹는 것이었어요. 나아가 한국팀까지 욕을 먹는 것에 정말 힘들어했죠. 우리가 바랐던 것은 재경기였어요. 이길 자신이 100% 있었어요. 우리가 잘못했고 가장 현실적인 것은 재경기인데 라이엇 게임즈에서 일정상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솔로미드를 사석에서 따로 만났는데 그 시선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심하게 말해서 우리를 쓰레기 취급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레지날드' 앤디 딘에게 악감정이 많이 생겼죠. MGL에서 솔로미드가 경기하는 것을 보니까 헛웃음만 나오더라고요(웃음). 다음에 만나면 깔끔하게 이겨줘야죠.

장건웅 선수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아주부 프로스트에서 장건웅 선수가 팀의 구멍이라는 말이 많아요. 같은 팀 동료로서 속상할 것 같아요.

이현우=제가 개인 방송을 할 때도 팬들이 "장건웅 언제 바꿔요?", "장건웅은 언제 탑으로 돌아가요?"라는 말이 많아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LOL은 전체 전력을 100점이라고 봤을 때 선수들은 각각 10점, 팀 전력은 50점이에요.

이런 이론은 상당히 흥미로운데요? 설명 좀 부탁드릴게요.

이현우=CLG.프라임의 '더블리프트' 피터 펭같은 원거리 딜러가 9점이라면 (장)건웅이는 6~7점으로 보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런 개인 점수차는 대세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아요. 원거리 딜러가 건웅이기 때문에 지금 팀 전력이 나오는 것이지 우리 팀에 훨씬 뛰어난 원거리 딜러가 온다한들 오히려 팀 전력은 깎일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 아주부 프로스트는 개인 점수가 높아서 강한 팀이 아니에요. 우리는 이 멤버에서 한 명이라도 빠지면 의미가 없어요. 건웅이는 절대 바꿀 생각이 없고 건웅이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생각해요.

[LOL STAR] 아주부 프로스트 이현우 "내게 말은 콤플렉스였다"


상단에서 국내 최고의 기량을 뽐냈듯 장건웅 선수가 원거리 딜러로서 하루 빨리 자리를 잡길 바랍니다. 롤드컵 얘기를 계속 이어가 볼게요. 4강에서 CLG.EU를 만났어요. 섬머 리그 리벤지 매치였죠.

이현우=그 때가 한창 제가 욕한 것이나 눈맵 사건이 나와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든 시기였어요. 마지막 3세트에서 제가 스카너를 골랐잖아요. 만약 정상적인 상태였다면 절대 고르지 않았을 거에요. 상대편에 모르가나도 있고 궁극기로 물어오기 힘든 챔피언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제 오른팔 같은 존재인 스카너를 꺼내들었고 결과는 잘 나왔어요(웃음). 동료들이 저를 믿어준 덕이었죠. 하지만 스카너가 하향됐기 때문에 앞으로 쓰기가 힘들어 질 것 같아요.

이현우 선수의 트레이드 마크인 스카너를 못본다니 아쉬운데요. 스카너 얘기는 잠시 뒤에 하고 결승전 얘기를 해보죠. 당시 저도 현장에 있었는데 모든 관중들이 TPA를 응원하더라고요. 분한 마음에 프로스트를 외치기도 했어요. 그렇게 TPA에게 일방적인 응원이 쏟아질 때 어땠나요.

이현우=일단 결승전에서 실력으로 진 것은 인정해요. 제가 우리 팀 중에서 멘탈이 가장 강한 편인데 그런 저조차 멍해질 정도였어요. 손도 제대로 안 움직였죠. 옆 자리에 있던 (박)상면이는 훨씬 심하더라고요. 그런 것은 신경도 쓰지 않는 (정)민성는 완전히 주눅이 들어서 가만히 있었습니다. (장)건웅이와 (홍)민기는 당연히 얼어있었죠. 걔네는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들이거든요(웃음). 그 전에 우리가 잘못하긴 했지만 솔직히 팬들에게 조금 야속하기도 했어요. 애들이 상처받을 것도 걱정됐죠. 경기는 질 수도 있지만 그런게 모두에게 트라우마로 남지 않을까 우려가 됐던거죠.

마지막 순간 넥서스가 파괴되는 것을 보고 무슨 생각이 들었나요.

이현우=그동안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어요. MiG에 들어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모든 일들이 떠오르더라고요. 감독님이 처음부터 하신 말씀이 있어요. 우리의 목표는 롤드컵이라고. 등산에 비유한다면 저희가 인비테이셔널 우승을 했을 때가 첫 걸음이었고 스프링 리그 준우승이 3분의1, 섬머 리그 우승이 3분의2, 롤드컵 결승에 올라와서 정상이 눈 앞에 보였죠. 또 마침 그 날이 프로스트가 생긴지 1년이 되는 날이었어요. 그 동안의 노력의 결정체가 될 수 있었는데 너무나 처참하게 무너졌죠. 살짝 눈물이 나더라고요(웃음). 분하다기 보다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었어요.

미국에 꽤 오래 머물렀는데 힘든 부분도 많았을 것 같아요.

이현우=식사 때문에 정말 힘들었어요. 가기 전까지는 아무 걱정 없었는데 둘째날 부터 힘들더라고요. (장)건웅이만 신났어요(웃음). 우리 팀은 뭔가를 먹기 힘들 때 '헤비하다'고 표현하는데 미국 음식들은 전부 헤비하더라고요. 가볍게 깔끔하게 먹을 수 있는 게 없었어요. 4일차에 중국 음식점을 찾았는데 그나마 한국 음식과 비슷한 볶음밥이 있더라고요. 그 뒤로는 매일 거기만 갔어요.

저는 미국에 있는 동안 깍두기가 그렇게 먹고 싶더라고요(웃음). 재미있었던 일들은 없나요?

이현우=(장)건웅이가 외국 팬들에게 인기가 많더라고요. 여성분들이 포옹 한 번만 해달라고 하니까 건웅이 입이 찢어졌죠(웃음). 외국에서 잘 먹히는 얼굴인가봐요. 그리고 외국 팬들은 리액션이 굉장이 좋더라고요. 플레이오프 때 야외 무대에서 경기를 했는데 거기 관중이 한 1,000명 정도 였는데 스프링, 섬머 결승 때의 열기가 느껴졌어요. 제가 와드 하나를 지울 때 마다 함성이 터져나왔고 어떤 팬은 옷까지 벗었어요(웃음). 1,000명이 있는 곳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결승전은 어땠겠어요. 수십만 명에게 둘러 싸여서 일점사 당하는 느낌이었죠(웃음).

[LOL STAR] 아주부 프로스트 이현우 "내게 말은 콤플렉스였다"


이현우 선수하면 멋진 이니시에이팅으로 유명한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이니시에이팅이 있나요?

이현우=CLG.NA와의 경기가 생각나네요. 그 때 마오카이로 상대 애니비아가 벽을 쳤는데 그걸 점멸로 넘어서까지 따라가서 교전을 걸었죠. 평소에는 그렇게 무리하지 않아요(웃음). 뒤따라오던 애들도 "형! 뭐해!"하고 소리치면서 난리가 났었죠. 그래도 전투는 이겼어요. 이겨서 다행이었죠(웃음).

최근 '모쿠자' 김대웅 선수가 이현우 선수의 스타일을 배우고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이현우=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오만과 거만이에요. 그런 선수는 발전이 없거든요. 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아마추어팀 정글러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VOD를 보면서 분석해요. 이건 당연한 거에요. 누구에게도 배울 점이 있기 때문이죠. 김대웅 선수도 그걸 깨달으셨다면 더욱 강해질거에요. 저는 제가 돋보이려고 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팀이 이겨가 제가 이기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떤 선수들의 플레이라도 다 챙겨보는 편이에요.

그러고보면 이현우 선수가 공격적인 정글 챔피언을 하는 것은 거의 못 봤어요. 잘 못해서 안하는건지 팀 스타일과 맞지 않아서 고르지 않는 건지 궁금한데요?

이현우=제가 실제로 방어적인, 초식 정글러만 하는 것은 맞아요. 그런 정글 챔피언의 최대 장점이라면 운영의 묘를 살림과 동시에 이니시에이팅이 가능하다는 점이요. 팀에서 제가 이니시에이팅을 맡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도 잘 맞아요. 초창기에는 제가 우디르를 자신있게 할만큼 공격형 정글러도 곧잘 했어요. 공격적인 스타일을 굉장히 좋아하고 지금도 카운터 정글에 대한 이론을 공부하고 있죠. 대회에서 항상 방어적인 정글 챔피언을 꺼내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어요. 하지만 언제까지 그러지는 않을거에요. 상황만 따라준다면 언제든지 공격형 정글 챔피언을 꺼낼 생각도 있고 연습도 하고 있습니다.

람머스는 어때요? 이현우 선수의 왼팔이라고 할 수 있는 람머스가 하향된 뒤로 지금은 그 모습을 보기가 상당히 힘든 것 같아요.

이현우=관계자들이 시즌3에는 람머스를 쓰기 편하게 정글이 개편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람머스를 대회에서는 쓰지 않지만 손에서 떼지는 않았어요. 감을 잃지 않도록 가끔 선택해서 연습을 하거든요. 솔직히 현실적으로 지금은 쓰기가 어려워요. MVP 블루 '노페' 정노철 선수가 람머스를 자주 쓰는데 보면서 뭔가 아련하더라고요. 하지만 정노철 선수가 람머스를 쓸 때 상대가 최상급 팀은 아니었어요. 과연 더 강한 팀을 상대로 람머스를 꺼낼 수 있을까 의문이 들더라고요. 만약 정노철 선수가 강팀을 상대로 람머스를 사용해 팀을 승리로 이끈다면 제 자신에게 실망할 것 같아요. 저는 현실적으로 람머스는 현재 대회에서 쓰기가 힘들다고 판단했는데 다른 선수가 잘 쓰는 것을 보면 기분이 안 좋을 것 같거든요. 어쨌든 정노철 선수의 람머스 플레이에 대해서는 항상 기대를 하고 있어요.

그럼 오른팔 스카너는 어때요? 최근 궁극기가 하향 됐잖아요. 큰 영향이 있나요?

이현우=스카너의 주역할은 상대 AP 딜러나 원거리 딜러를 물어오는 것이죠. 저처럼 스카너를 쓰는 사람은 못 봤어요. 그래서 제 스카너가 금지를 당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대치 중일 때 대놓고 점멸 후 궁극기를 쓰는 것은 리스크가 커요. 유리한 게임을 망치기도 하거든요. 다른 정글러들은 하지 않지만 저는 해요. 계속 하다보니 성공률이 높아지더라고요(웃음). 이제는 그렇게 하기가 힘들어요. AP 딜러나 원거리 딜러는 반응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거든요. 맞점멸을 쓰는 것은 누워서 떡 먹기죠. 제가 스카너를 쓰는 스타일을 생각하면 궁극기 하향으로 매리트가 없어진 것 같아요. 그래서 걱정이 많아요. 왼손인 람머스가 잘려나갔고 오른손인 스카너까지 이렇게 됐잖아요(웃음). 요즘에는 어떤 챔피언을 연습할지 고민이 많아요.

이번 윈터 리그는 방식이 바뀌었잖아요. 12팀이 두 개조로 나뉘어서 풀 리그를 치르는데 이런 방식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현우=중간에 인터 리그도 있더라고요. 모든 팀들이 섞여서 경기를 하니까 시청자들은 재미있을 거에요. 우리 입장에서도 좋다고 봐요. 경기를 많이 할 수록 경험이 쌓이거든요. 국내 리그에서 스파링을 한다고 생각하면 서로에게 좋다고 봐요. 롤드컵을 바라봐야죠(웃음).

이현우 선수가 볼 때 A조에서 어떤 팀이 상대하기 힘들다고 생각하세요?

이현우=우리의 최대 고비는 나진 실드와 KT 롤스터 A에요. 나진 실드가 한참 부진할 때도 저희는 절대 얕보지 않았어요. 나진 실드가 저력이 있기 때문에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판단한거죠. 나진 실드가 패배하는 경기를 보면 항상 아쉽게 졌어요. 조금만 보완하면 꼭 다시 올라올 팀이라고 생각했고 지금은 전성기 때 실력을 되찾은 것 같아요. KT 롤스터 A는 신생팀 중에서 가장 성장세가 가파른 탓에 무섭습니다. 나머지는 변수만 없다면 무난할 것 같아요.

형제팀인 아주부 블레이즈가 속한 B조는 어떻게 보세요?

이현우=B조도 A조와 비슷해요. 아마 아주부 블레이즈도 저와 똑같이 생각할 거에요. 나진 소드와 KT 롤스터 B가 까다로울 거에요.

[LOL STAR] 아주부 프로스트 이현우 "내게 말은 콤플렉스였다"


이런 질문이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아주부 프로스트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이현우=동료들은 당연히 우승이라고 말하죠. 저는 일단 4강이에요(웃음). 나이가 들면서 패기가 없어지는 것 같아요. 어린 친구들에 비해서 말이죠. 제가 그렇게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중견급 이상은 되잖아요(웃음). 나이를 먹으면서 인정을 하고 수긍을 하고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일단 더도말고 4강까지 갔으면 좋겠어요. 그 이후로 우승을 노려볼 생각입니다.

이번에도 아주부 프로스트가 결승에 진출한다면 명실상부 국내 최강팀으로 우뚝 설 것 같네요. 아주부 프로스트는 실력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받고 있고 국내에서 팬도 가장 많잖아요. 그런데 그만큼 안티팬도 많은 것 같아요(웃음).

이현우=사람이 긍정적이어야 하잖아요? 안티팬이 많은 만큼 팬도 국내에서 최고로 많다고 생각해요. 안티팬들이 많은 것은 우리가 잘못했던 일들이 많기 때문이고 그만큼 저희를 채찍질 해주시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팬들과 안티팬 모두 중요하죠. 저희 팬들은 정말 많은 도움을 주세요. 항상 경기장에서 선물이나 편지를 챙겨주시고 개인적으로도 응원을 많이 해주시죠. 팬들 덕분에 안티팬들의 매서운 질책에 견딜 수 있는 내성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특히 미국에서 몇몇 한국팬들이 수많은 외국인들 사이에서 아주부 프로스트를 외칠 때 가슴이 찡했어요(웃음).

매번 매서운 질책을 아낌없이 날려주시는 안티팬들에게도 한 말씀 해주세요(웃음).

이현우=저희가 그동안 잘못한 게 많아요. 지금도 여러분이 보시기에 저희가 못 미덥고 미우실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희도 항상 생각하고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어요. 한 번 색안경이 끼워지면 바뀌기가 힘들잖아요. 저희는 달라지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달라진 것도 많아요. 그런 것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할테니 조금만 도와주세요(웃음).

글=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사진=데일리e스포츠 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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