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힘든 경기였다. 결승 진출 소감은.
A 지난 진에어 스타리그 결승전만큼이나 힘든 경기였지만 운도 많이 따라줬다. 4세트에서 정말 말도 안되게 역전을 했다(웃음). 한 순간만 집중해서 싸우자는 생각으로 공격을 갔는데 그걸 이겨서 최종 승리를 거뒀다고 생각한다. 5세트는 무조건 내가 이길 줄 알았다.
Q 경기 종료 후 왜 울컥했나.
A 승리한 기분도 기분이지만 팬들의 함성소리가 나를 울리더라. 너무나 극적으로 이긴 것 같다. 지난 결승전만큼 극적이었다.
Q 5세트에서 언제 승리를 예감했나.
A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저그가 유리한 것으로 보였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조합된 병력을 갖췄을 때 무조건 끝내려고 했다. 하지만 김명운이 성큰 콜로니를 너무나 많이 건설해서 운영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이후 하이템플러와 다크템플러 견제로 재미를 봤고 조합된 병력이 갖춰졌을 때 승리를 예감했다.
Q 7시 지역 확장 기지는 모르고 있었나.
A 눈으로 보진 않았지만 예상은 하고 있었다. 일단 김명운의 핵심 지역을 무조건 뚫으려고 했지만 방어가 탄탄했기 때문에 견제, 확장 등 상대에 맞춰가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초반 히드라리스크가 내 앞마당 지역 포톤 캐논을 일점사 할 때 위기를 맞긴 했다.
Q 최후의 프로토스라는 부담감은 없나.
A 아마 예전 같았다면 큰 부담감으로 작용됐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마인드가 많이 성숙해졌다. 더 관심을 받기 때문에 즐기는 편이다. 이런 것들이 나를 더 성장시킨다고 믿는다.
Q 4강전 준비는 어떻게 했나.
A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든 것은 하나도 없었다. 1, 2, 3세트에서 내 나름대로 심리전을 넣었다. 상대가 생각이 많아질 수 밖에 없도록 전략을 짜왔기 때문에 아마 김명운이 골치가 아팠을 것이다.
Q 1세트 승리 후 2, 3세트를 내리 패배했다.
A 3세트 지고 나서 나에게 너무나 화가 났다. 상대가 어떤 공격을 할 줄 알았는데 막지 못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경기석에서 나가지 않고 마음을 다잡았다.
Q 스타1로 하는 마지막 스타리그인데 다시 결승에 올라갔다.
A 마지막인만큼 책임감이 크다고 생각한다. 결승에 누가 올라와도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다. 부담을 느끼면 제 실력이 나오지 않으니까 즐기려고 생각하고 있다.
Q 솔직히 결승 상대로 누구를 원하나.
A 어느 선수가 올라와도 상관없다. 정명훈, 이영호는 국내 테란 중 최강이다. 정명훈은 지난 시즌에서 이겨봤기 때문에 이영호가 올라오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이영호가 지금까지 쭉 잘해왔기 때문에 결승에서 이영호를 꺾고 우승한다면 더 빛이 나지 않을까 한다.
Q 김태형 해설 위원에게 결승전에서 캐리어를 사용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A 솔직히 예전에는 캐리어를 쓸 맵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 맵은 평지가 넓기 때문에 쓰기가 꺼려진다. 솔직히 나도 쓰고는 싶다. 준비하다 보면 캐리어를 쓸 수도 있을 것 같다. 김태형 해설 위원이 써달라고 하는데 한번은 써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웃음). 지난 결승전때는 1, 5세트에서 캐리어를 써서 이긴 경험이 있다.
Q 결승 준비는 어떻게 할 것인가.
A 솔직히 여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프로리그는 스타1과 스타2를 병행한다. 스타1을 열심히 하다가 스타2를 했는데 다 졌다(웃음). 팀 성적도 걸려있고 내 미래를 위해서라도 스타2를 열심히 해야하기 때문에 많은 여유는 없다.
Q 스타1로 치러지는 마지막 스타리그다.
A 정말 아쉽다. 비유를 하자면 여자친구와 헤어지는 느낌이다. 정들었던 게임이 떠난다고 생각하니 아쉽고 슬프다. 앞으로 스타2로 완전 전환이 된다하더라도 가끔 휴가를 나가면 피씨방에 가서 스타1을 할 것이다. 스타1은 최고의 게임이었다. 스타2를 하면서 스타1은 정말 어려운 게임이라는 것을 느꼈다.
Q 결승 진출 의미는.
A 우승하면 좋겠지만 결승까지 갔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다. 결승에서 우승을 거두고 그 영광의 기분을 더 만끽하고 싶다.
Q 허영무에게 스타리그란.
A 솔직히 지난 시즌 우승 후 걱정을 많이 했다. '스타리그가 이대로 끝나버리진 않을까'하고 말이다. 스타리그는 나에게 꿈을 갖게 해준 리그다. 어렸을 적 마이큐브 스타리그 8강을 부산에서 봤고 사직에서 열린 4강전도 직접 찾아가서 봤다. 내 꿈을 키워준 존재가 스타리그다.
Q 하고 싶은 말은.
A 우선 신노열, 이영한, 유준희, 강민수, 주영달 코치님, 오상택 코치님, 최호봉 코치님, 김가을 감독님까지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스타1로 하는 마지막 스타리그 결승에 올랐는데 많은 팬들이 와서 응원해 주신다면 진에어 스타리그 결승 때 못지 않은 경기력으로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현장에 와주신 팬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내가 이겨서 미안하긴 하지만 함께 명경기를 만들어준 김명운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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