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김택용은 허영무와 살얼음판 승부 끝에 3연패를 끊어내는데 성공했다. 자신의 날에 승리를 거둔 김택용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데 일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Q 3월3일에 승리를 따냈다. 기분이 어떤가.
A 별 감흥 없다. 원래 일주일 전에는 팬들도 신경 써 주시더니 막상 오늘이 되니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웃음). 크게 와 닿거나 별다른 감흥은 없다.
Q 3월3일에 자주 경기를 하는 것 같다.
A 신기하다. 유독 3월3일에 경기를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잘 이겼던 것 같다. 3라운드 첫 승리를 3월3일에 했는데 너무 늦은 것이 아닌가 싶다. 계속 지다 보니 긴장이 많이 됐던 것 같다. 그것이 경기에서도 나타난 것 같다. 손이 떨리니 컨트롤이 잘 안 되더라. 원래 잘 못쓰기도 하지만 말이다(웃음). 경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Q 3월3일에 3게이트웨이 전략을 사용했다. 의도한 것인가.
A 작정한 것은 아니었다(웃음). 그냥 연습 하다가 3게이트 운영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경기를 한 것뿐이다. 그래도 3이라는 숫자가 오늘 유독 고맙게 느껴졌다.
Q 요즘 연패에 빠지며 좋지 않은 상황에 놓였던 것 같은데.
A 뭔가 다른 생각이 많아진 것 같다.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는 그런 시기가 아니더라. 다른 생각이 많이 들었다. 게다가 이번 시즌 경기 내용이 마음에 든 적이 없다. 이상하게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이를 먹었기 때문에 군대 문제도 생각해야 하는 등 고민이 많다. 아직 어리다고 볼 수는 있지만 프로게이머에게 24살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결혼도 해야 하지 않나(웃음). 장난이다. 경기에 집중하지 못한 내 잘못이긴 하지만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금방 살아날 것이라 생각한다.
Q 도재욱이 저그전 실력이 는 것 같다. 평가를 좀 해보자면.
A 내가 알려준 것은 아니지만 이번 시즌 (도)재욱이가 연습을 많이 한 것 같다. 유닛들의 움직임이 좋아졌더라. 내 옆자리에 앉는데 정말 열심히 한다. 대회 때 커세어를 자주 잃어 자신감이 떨어졌다가 이번 시즌부터 커세어를 잘 다루다 보니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Q 이영호가 프로토스에게 처음으로 졌는데.
A 일단 KT가 져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환호했다(웃음). 그리고 백동준 선수가 빌드를 잘 짰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영호가 터렛을 취소하는 실수를 하는 바람에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터렛을 건설했어도 셔틀 속도 업그레이드가 완료돼 있었기 때문에 피해를 입긴 했을 것 같다.
Q 도재욱은 스컬지를 일점사 한다고 했다. 본인은 어떤가.
A 나는 스컬지를 따로 일점사 하지 않는다. 하지만 뮤탈리스크와 스컬지가 함께 있을 때 스컬지를 먼저 제거하는 편이다.
Q 오늘 경기는 실수가 잦았던 것 같다.
A 경기를 집중하지 못해 실수를 한 것 같다. 그리고 KT전에서 주성욱 선수에게 패했을 때는 프로토스전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진 상황이었다. 빌드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밀렸던 것 같다. 아쉬움이 큰 경기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프로토스에게 졌을 때 스스로에게 화가 많이 났다. 그래도 지금은 프로토스전이 자신 있다.
Q 팀이 중요한 기로에 놓여 있을 때 연패에서 벗어났다.
A 감독님께서 정말 좋아하시더라(웃음). 이긴지 한 달 넘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승리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오늘도 패하면 다 질 것 같아 부담감이 심했다. 그래도 연패를 끊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는 정말 떨렸다.
Q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는데.
A 부끄럽다(웃음). 경기력이 좋았다면 모를까 나는 스스로 실망한 경기였기 때문에 정말 부끄럽다. 우승한 날짜를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 같아서 솔직히 기분도 좋고 다행이라 생각한다. 외우기 쉬운 날짜 아닌가(웃음).
Q 김택용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면 좋을 것 같나.
A 스타리그 우승을 하거나 100억을 줍게 되면 스트레스가 풀릴 것 같다(웃음). 현실적으로 100억을 줍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스타리그 우승은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지 않나. 제발 열리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프로리그만 하기에는 심심하지 않나.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요즘 많이 패하는 모습만 보여준 것 같아 팬들이나 동료들 그리고 코칭스태프와 사무국께 죄송했다. 오늘로서 연패를 끊었으니 이 기세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 이렇게 뜻 깊은 날에 승리해 다행이고 부담감을 극복해 기분이 좋다. 앞으로 남은 경기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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