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개 소리로 김구현과 김윤환이 공식전에서 붙게 된다면 어떨 것 같으냐는 질문에 김구현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한 적이 있다. 김윤환이 프로토스전을 잘한다는 것을 알았던 김구현은 같은 팀인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김구현이 생각보다 빠르게 공군에 입대했고 절대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은 현실로 나타났다. 그리고 승자는 김구현이 걱정했던 대로 완벽한 프로토스전 운영을 선보인 김윤환의 승리였다.

Q 김구현을 상대로 승리한 소감은.
A 사실 (김)구현이가 공군 가기 전에 “형과 꼭 붙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실재로 붙게 돼 깜짝 놀랐다. 이기고 나니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Q 김구현은 김윤환과 별로 붙고 싶어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같은 팀에 있을 때는 어땠나.
A 서로 연습하면 이기고 지고를 반복했다. 그런데 (김)구현이와 게임을 하면 무척 재미있었다. 게임 내용이 서로 말싸움 하듯 진행됐고 서로 견제하면서 치고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공식전에서 (김)구현이를 딱히 만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Q 부스에 앉아서 웃었던 것은 거의 처음인 것 같은데.
A 원래 집중하면서 게임하는 스타일인데 부스에 들어가기 전 (김)구현이가 키가 커서 그런지 눈이 마주쳤다. 그래서 웃었던 것 같다. 덕분에 긴장을 덜했던 것 같다.

Q 상대가 드롭할 것이라 알면서도 피해를 당했다. 이 전략의 핵심은 무엇인가.
A 만약 드롭을 할 것이라면 히드라로 압박을 주면서 드롭을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나는 그 자원도 럴커 업그레이드에 투자해 드롭 타이밍을 당긴 것이다. 프로토스가 예상한 시기보다 더 빨리 드롭됐기 때문에

Q 이번 시즌 성적은 만족스러운가.
A 경기를 많이 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패한 경기를 제외하고는 다른 경기들은 대체적으로 만족스럽다. 그래도 다음 시즌에는 더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정명훈전도 준비한 빌드가 있었는데 사용하지 못해 더 아쉬운 마음이 든다.

Q 다음에 김구현과 또 만난다면 어떨 것 같나.
A 아마 (김)구현이가 심리적으로 혼자 말릴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별로 만나고 싶지는 않다. 이기면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적당히 좋아 솔직히 좀 그렇다(웃음).

Q 김구현이 군대가기 전 맛있는 것을 못 얻어 먹었다고 하던데.
A 나는 정말 사주고 싶었는데 군대 들어가기 전 (김)구현이가 금 같은 시간을 나에게 쓰지 않았을 뿐이다(웃음). 언제든 밥을 사줄 준비가 돼 있다(웃음).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CJ전이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일 수도 있는데 팀이 꼭 이겨서 기분 좋게 마무리 하고 싶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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