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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수의 메딕데이트] 박대호 "닮은 점 많아…전생에 남매?"

[서지수의 메딕데이트] 박대호 "닮은 점 많아…전생에 남매?"
서지수의 메딕데이트 박대호 1부
종족 전향-공격적 플레이-멘탈 붕괴자 등 비슷한 점 수두룩


안녕하세요. STX 소울 프로게이머 서지수입니다.

지난 주 메딕데이트에서는 '나는캐리다'로 월요일, 목요일마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온게임넷 김태형 해설 위원을 만나봤습니다. 사실 인터뷰 기사로 나갈 수 없는 이야기들이 정말 많았는데요. 인터뷰 내용의 30% 정도만을 독자 여러분들께 전달할 수 없었다는 점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뒷이야기로 전해드릴 예정이니 많이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주에 메딕데이트에서 만나볼 대상은 최근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삼성전자 칸 박대호입니다. STX 이신형, KT 김대엽을 상대로 인상적인 공격력을 보여주며 팬들의 눈도장을 받은 박대호는 얼마 전 네이트가 주관하는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시즌1 2라운드 MVP를 수상하는 등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3라운드 1주차 MVP에도 오르는 등 그야말로 박대호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는 느낌입니다.

팬들이 박대호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천편일률적인 경기 내용에 점점 지루함을 느끼던 팬들이 독특하고 예측을 뛰어 넘는 박대호의 플레이에 놀라움을 표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게다가 저그도 아닌 테란 선수가 마치 홍진호의 '폭풍'을 보는 듯한 미친 공격성을 보여주고 있으니 팬들의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겠죠?

저 역시도 박대호의 경기를 무척 인상 깊게 봤습니다. 물론 우리 팀 선수인 이신형과 경기에서 박대호의 공격성이 발휘될 때에는 마음이 아팠지만 경기만큼은 진정 재미있었습니다. 게다가 김대엽 경기에서도 '어떻게 테란이 저렇게 플레이 할 수 있지?'라고 신기해하면서 경기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저라면 불안해서 그렇게 공격적이게 나가지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박대호 경기를 보는 내내 정말 어떤 선수일지 궁금했습니다.

방송이나 사진에서는 무척 앳되고 귀여운 이미지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실제로 본 박대호는 남자답더라고요. 목소리가 중저음이어서 깜짝 놀랐어요. 어린 외모와는 달리 말투나 생각에서는 성숙함도 묻어나더라고요. 어리게만 봤던 것이 미안해질 정도였습니다.

◆대세가 돼버린 남자 박대호

서지수=의외로 남성스러운 모습이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화면에서는 고등학생처럼 나오거든요(웃음). 그래서 '이모와 조카의 만남이 되면 어쩌나' 고민했어요(웃음).

[서지수의 메딕데이트] 박대호 "닮은 점 많아…전생에 남매?"


박대호=사람들이 그런 말 많이 해요(웃음). 화면이나 사진에서는 제가 키도 작고 앳된 외모를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봐요. 실제로 보면 목소리도 굵고 날카로운 면이 있다며 깜짝 놀라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잘 모르겠어요(웃음).

서지수=나이 차이가 7살 정도 나는 거죠? 그러면 다행이 이모는 아니네요(웃음).

박대호=위로 4살 차이 나는 누나와 5살 차이 나는 형이 있어요(웃음). 그냥 누나라고 불러도 될 것 같은데요(웃음)? 늦둥이라 그런지 막내 티가 많이 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실제로 보니 남자답죠(웃음)?

서지수=사실 어색할 것 같아 많이 걱정했거든요. 한번도 실물을 본 적도 없는 선수와 인터뷰를 해야 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잖아요.

박대호=저는 설렜어요(웃음). 어렸을 때부터 프로게이머를 하다 보니 여자를 만날 기회가 많이 없거든요(웃음). (서)지수누나랑 인터뷰 한다는 이야기를 전달받고 어떻게 옷을 입어야 할지 고민했어요(웃음). 동료들도 '데이트 가는 거네'라며 놀리더라고요(웃음). 사실 긴장도 됐죠.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나 고민도 되고. 그래도 누나가 있어서 그런지 오늘 처음 만났는데도 어색하지는 않네요.

서지수=선수들이 나를 데이트 상대로 봐줬다는 것만으로도 황송하네요(웃음). 정말 다행인 거죠(웃음). 오늘 인터뷰 잘 부탁해요.

박대호=저도 잘 부탁드립니다(웃음).

서지수=최근 엄청난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잖아요. 네이트에서는 '대세'로 불리고 있는데 기분이 어때요? 인기를 실감은 하는지 궁금하네요.

박대호=아직까지 인기를 실감하지는 못하고 있어요. 다만 최근 제 기사에 댓글이 많이 달리는 것은 느끼고 있어요. 이신형 선수, 김대엽 선수와 경기를 하고 난 뒤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 같아요. 이렇게 주목받은 적이 처음이다 보니 신기하기도 해요. 특히 네이트 e스포츠 특별 페이지에 제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실리는 것을 보면서 놀라기도 한다니까요.

서지수=왜 대세가 된 것 같아요?

박대호=평소 볼 수 없는, 재미있는 게임이 나와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 이런 게임을 평소에 볼 수는 없잖아요(웃음). 사실 저도 경기를 해놓고도 '어떻게 이런 게임이 나왔지?'라고 생각했다니까요(웃음). 요즘 게임들이 천편일률적이다 보니 스타일이 조금만 독특해도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서지수=보는 입장에서도 치고 받는 게임이 재미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예전에 변형태 선수나 임요환 선수 경기를 재미있게 봤는데 요즘 또 다시 그런 재미를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웃음). 그것보다 더 공격적인 선수가 나왔으니(웃음). 데뷔한 지 10년이 넘다 보니 정말 많은 선수들의 경기를 봤는데 이렇게 공격적인 테란이 있었나 싶어요.

박대호=우와, 데뷔한지 벌써 10년이 됐어요? 그렇게 오래 된 줄은 몰랐어요. 전설과도 같은 분이 저를 인터뷰하고 있으니 신기하네요(웃음). 제 경기 스타일 때문에 이런 인터뷰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갑자기 공격적인 경기 스타일이 자랑스러워지는데요(웃음)?

서지수=보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프로게이머가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이슈가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박대호라는 존재가 앞으로 e스포츠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박대호=저 역시도 빤짝 관심으로 끝나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만날 해요. 좋은 성적을 계속 유지해야만 그 관심이 이어지기 마련이거든요.

◆서지수와 비슷한 남자 박대호?

서지수=본인의 공격성은 어디서 나왔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 역시도 초반에 하도 공격적이라 코치님들께 많이 혼났거든요. 지금은 많이 고쳤지만 그래도 그 성향을 버리지 못해서 만날 구박 받아요(웃음).

박대호=신기하네요(웃음). (서)지수 누나가 공격적일 것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웃음). 예전에 경기를 보면서 정말 잘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한 선수가 임요환, 변형태, 진영수 선수였어요. 아무래도 내가 재미있게 본 경기를 따라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제 공격성의 근원은 성격인 것 같아요. 제가 성격이 좀 급해요(웃음). 모 아니면 도를 결정해야 하는데 빨리 답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엇이든 빨리 결정하는 것을 좋아해요. 중간에 머무는 것을 싫어해요. 예를 들면 밥을 먹을 때도 메뉴를 고르는데 주저함이 없어요. 싫어하는 것을 제외하다 보면 좋아하는 것을 꼽기 쉽죠. 다른 선수들에 비해 빠르게 메뉴를 결정하는 편이에요.

[서지수의 메딕데이트] 박대호 "닮은 점 많아…전생에 남매?"


서지수=나도 성격이 급하다는 소리를 정말 많이 들었는데(읏음). 라면 끓일 때도 다 안 익었지만 그냥 먹고 운동도 걷는 것은 답답해서 달리거니 줄넘기를 하곤 했어요.

박대호=저도 그래요(웃음). 뭐든 단기간에 빨리 끝내고 싶어 하는 기질이 있어요. 라면 먹을 때 다 익지도 않은 면을 먹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웃음). (서)지수 누나도 그렇다는 사실이 조금 놀라운데요?

서지수=공격적인 성향에 대해 이야기 하다 갑자기 성격 이야기로 빠졌네요(웃음).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야겠죠? 그렇게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려면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지 궁금하네요.

박대호=컨트롤을 잘해야 해요. 사실 컨트롤에 자신이 없다면 초반에 그런 공격적인 경기는 하기가 힘들거든요.

서지수=말이 쉽긴 한데(웃음). 컨트롤을 잘하려면 어떤 점을 신경 써야 하나요?

박대호=우선 집중력이요. 집중력이 한 순간이라도 흩어지면 컨트롤 실수를 하게 돼요. 경기를 바로 망치는 거죠. 그리고 병력 컨트롤을 하면서 생산과 건물 건설 등 다양한 일을 해야 합니다. 즉 멀티태스킹이 가장 중요하다고 봐야 하겠네요.

서지수=멀티태스킹이 어디서든 중요하군요.

박대호=프로게이머들 중 컨트롤을 못하는 선수는 별로 없어요. 대부분 컨트롤만 하게 되면 다들 멋진 컨트롤을 보여주죠. 문제는 컨트롤을 하면서 다른 일을 해야 경기에서 이길 수 있잖아요. 컨트롤을 하다 보면 자원이 남게 되는데 멀티태스킹을 못하면 결국 컨트롤만 하다가 생산이 되지 않아 병력이 부족하거나 추가 확장을 가져갈 타이밍을 놓치게 되죠. 삼박자가 정확하게 맞아야만 공격적인 움직임을 펼치면서 승리할 수 있어요.

서지수=박대호는 멀티태스킹을 잘한다는 결론이 날 수 있겠네요(웃음).

[서지수의 메딕데이트] 박대호 "닮은 점 많아…전생에 남매?"


박대호=절대 그렇지 않아요(웃음). 만약 멀티태스킹을 정말 잘했으면 지금 더 높은 자리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더 노력해야 해요.

서지수=그렇게 공격적이면 사실 저그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테란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박대호=원래는 저그였어요(웃음). 그런데 이상하게 프로토스를 이길 수가 없더라고요. 제가 프로게이머를 꿈꿀 때에는 이윤열, 최연성 등 강한 테란들이 많이 나왔거든요. 이윤열이나 최연성 등 테란 레전드 선수들은 프로토스전에서도 강했으니까 그 경기들을 보며 테란으로 전향하면 프로토스를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죠. 아이러니한가요? 테란으로 프로토스를 잡을 생각을 하다니?

서지수=나는 원래 프로토스였다가 저그를 이기기가 힘들어서 테란으로 전향했는데(웃음). 독특한 이유로 종족을 전향했네요.

박대호=아무튼 어떤 이유로 종족을 전향한 것도 저랑 누나랑 비슷하네요(웃음).

서지수=요즘 느끼는 것인데 박대호와 경기를 하고 나면 다들 정신력이 붕괴되는 것 같아요(웃음). 멘탈 붕괴라고들 하던데.

박대호=저도 가끔 방송에서 경기를 하다 보면 상대 선수가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웃음). 한 번 정신력이 무너지면 경기 안에서 되찾기가 어려워요. 그러다 보면 자신의 플레이를 하지 못하면서 무너지죠.

서지수=우리 팀 이신형 선수는 지금도 사경을 헤매고 있고 KT 김대엽 선수 역시도 현재 연패중이던데(웃음).

박대호=저는 의도하지 않았습니다(웃음). 팀에서는 내가 망쳐놨다고 생각하고 있더라고요(웃음). 저에게 지면 그런 늪에 빠지나봐요(웃음).

서지수=그것도 저랑 비슷하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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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호=생각해 보니 그러네요(웃음). 예전에(서)지수 누나에게 지면 은퇴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었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누나에게 진 선수들이 대부분 은퇴했잖아요(웃음). 가장 오래 버틴 선수가 홍진호 선수라고 하던데(웃음).

서지수=그러면 우리는 상대하는 선수들이 멘탈을 붕괴시키는 선수인건가요(웃음)?

박대호=정말 그런 공통점이 있을 줄은 미처 몰랐네요(웃음). 알고 보면 헤어진 남매 아닐까요(웃음)?

정리=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사진=데일리e스포츠 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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