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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청소년 게임 규제 어떻게 볼것인가

[대담] 청소년 게임 규제 어떻게 볼것인가
새누리당 원희룡 의원 "과도한 규제는 실효성 없어"
데일리게임 이택수 국장 "청소년 놀이 문화로 게임 이해해야"


얼마전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 폭력을 근절하겠다는 취지의 근절안을 제시하면서 게임에 대한 '쿨링 오프제'를 법제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게임을 시작한 지 2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게임 접속이 끊어지고 게임 종료 후 10분이 지난 후에 1회에 한해 다시 접속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쿨링 오프제'는 여성가족부가 지난 해에 내놓은 '셧다운제'에 이어 게임에 대한 또 하나의 규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게임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원희룡 새누리당 의원과 이택수 데일리게임 편집국장이 만나 게임에 대한 규제의 현실과 원인은 무엇인지, 향후 규제의 방향은 어떻게 나아가야 할 지 대담을 나눴습니다.<편집자주>


원희룡 의원=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제가 트위터에 '쿨링 오프제'에 대해 반대 의견을 올리는 과정에서 한 분이 데일리게임 이택수 편집국장님이 이 분야에 정통하시다고 하여 모시게 됐습니다. 좋은 의견을 많이 주셨으면 합니다.

이택수 편집국장=어느날 갑자기 게임과 게임업계가 공공의적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러한 때 이해 당사자들의 억울한 사연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게임 규제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 의정활동에 반영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대담] 청소년 게임 규제 어떻게 볼것인가

원희룡 의원=게임 업계가 여러 부처로부터 규제를 받고 있어 고통이 크다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무 부처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는 여성가족부가 셧다운제를 들고 나와서 현재 시행중이고 교육과학기술부까지도 학교 폭력을 근정하겠다고 나서는 과정에서 쿨링 오프제라는 규제안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택수 편집국장=게임산업도 사회적 영향이 커진 만큼 일정한 규제를 받아야겠지만 지금과 같이 다층적 규제는 문제가 많습니다. 진흥기관이 두 곳만 돼도 혼란을 느끼는 곳이 산업계입니다. 하물며 규제 부처가 여러곳으로 늘어나게 되면 효과는 떨어지고 규제 저항은 커집니다. 행정소송이나 헌법소원을 통해 규제에 저항하는 한편, 해외로 사업 중심을 옮기는 규제 회피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규제를 하더라도 1원화된 구조가 필요합니다.

원희룡 의원=교육과학기술부에서 이번에 들고 나온 쿨링 오프제는 전문가 논의나 공청회 등 입법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수순을거치지 않았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이 법안이 갖고 있는 정확한 내용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저 또한 보좌관 등을 통해서 수소문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입법이 되더라도 실효성이 거의 없는 법안이 될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에 저지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택수 편집국장=말씀하신대로 교과부 규제안은 공청회도 없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의견 수렴도 하지 않고 법안 상정을 서두르는 것에 대해 교과부의 진의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특히 교과부는 게임이 폭력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논리를 토대로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을 강제하려고 하고 있지만 게임 업계에서는 청소년 보호를 위한 규제라기 보다 넥슨이라는 회사를 겨냥한 법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게임을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있는 교과부와 여가부의 시각 자체에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 시각으로 게임을 바라보다보니 셧다운제와 쿨링 오프제가 나온 것인데, 게임이 이미 청소년들의 여가문화로 자리매김한 지금 이런 법안은 오히려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두 부처가 정말 청소년을 걱정한다면 게임을 이들의 놀이문화로 인정하고 게임 이용 문화를 더욱 건전하게 만들어 가려는 노력을 우선하는 게 맞습니다.

교과부와 여가부는 이런 방식이 아니라 청소년을 게임으로부터 억지로 떨어뜨리려 하고 있는데 지금처럼 아이들이 게임에 접속할 수 밖에 없는 교육 환경에서는 결코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정책이 될수 없습니다.

원희룡 의원=여성가족부나 교육과학기술부가 내놓은 게임 규제책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더군요. 청소년들이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규제한 셧다운제가 이미 실행되고 있는데요. 실제 효과가 전혀 없는 건가요?

[대담] 청소년 게임 규제 어떻게 볼것인가

이택수 편집국장=강제 셧다운제가 시행됐지만 사실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업계의 규제 피로도만 늘었을 뿐이지요. 아무리 공급자를 규제해도 우회하는 방법은 많습니다. 요즘의 청소년들은 명의도용을 통해 성인 아이디를 발급 받는 데 아무런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있습니다. 모든 상점에서 청소년에게 담배를 팔지 못하도록 강제해도 청소년 흡연율이 줄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결국 셧다운제나 쿨링오프제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공급자인 게임업체를 규제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뻔합니다. 실효를 거두려면 청소년과 지근거리에 있는 학부모와 교사들이 함께 건전한 게임 이용 문화를 만들어 가는게 최선입니다. 부모가 함께 게임을 하면 가장 효과적이지요.

원희룡 의원=성인 가입자가 늘어나는 이유가 청소년들이 부모님의 명의로 계정을 만드는 것과 연관성이 있겠군요. 부모의 계정으로 게임을 할 경우 셧다운제가 적용되는 시간에도 게임을 할 수 있게 되지요.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규제가 갖는 폐해인 것 같습니다. 아까 규제를 시행하는 부처가 많으면 일원화가 되지 않아 정책의 일관성과 통일성을 갖기 어렵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렇다면 문화체육관광부가 셧다운제나 쿨링 오프제를 시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택수 편집국장=규제 1원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여가부와 교과부의 의견을 문화부가 수렴해서 정책에 반영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누가 뭐래도 게임산업의 장점과 문제점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부처가 문화부이며, 문화부는 이미 오래전부터 게임을 강하게 통제해 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게임은 문화 콘텐츠 가운데 가장 강력한 사전심의를 받고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등급분류 기준에 여가부와 교과부의 의견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더 강화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러한 규제가 정말 필요한 것인지, 규제를 위한 규제가 아닌지부터 생각해봐야 합니다.

원희룡 의원=게임을 바라보는 철학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네요. 여성가족부나 교육과학기술부가 게임을 규제하겠다고 나선 근본적인 이유는 게임은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시선에서 비롯됐다고 봅니다. 학생들이 한창 공부할 나이에 게임을 하고 있으니 도움이 될 것이 없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택수 편집국장=게임은 무조건 나쁜 것이니 하지 말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듯 합니다. 하지만 요즘 청소년들에게 게임은 놀이의 수단이자 친교의 수단입니다. 더이상 동네 공터나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만날 수 없게된 아이들이 친구들을 사귀고 노는 곳이 온라인 게임입니다.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어른들이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통해 친교를 나누는 것과 동일한 이치입니다. 놀이 문화에 대한 세대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기성 세대의 시각에서 접근하다 보니 '게임은 공부를 방해하는 유해물'로 전락한 것이지요.

원희룡 의원=게임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산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꽤 심각할 것 같습니다. 일각에서는 수출 산업의 역군, 한류의 새로운 주자 등으로 칭찬을 받고 있지만 또 사회적으로 암적인 존재, 마약이라고 불리니까요.

이택수 편집국장=특히 최근의 상황은 게임 업계를 많이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규제라는 것이 합목적적이고 합리적으로 진행된다면 게임 업체들도 당연히 따르겠죠. 그렇지만 쿨링 오프제나 셧다운제의 추진 근거에는 억지춘향식 논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문제 만큼은 가정과 학교에서부터 원인 분석과 수정, 교정 작업이 진행되어야 하는데 관련성이 적은 분야를 때려 잡으려 하니 위축이 될수 밖에 없죠.

[대담] 청소년 게임 규제 어떻게 볼것인가

원희룡 의원=게임이 갖고 있는 폭력성과 중독성 이외에도 사행성 문제도 규제를 부르는 원인이 되고 있는데요. 일부 매체의 보도를 보면 아이템을 현금화시키기 위해 청소년들을 고용해서 소위 작업장을 꾸리고 착취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우려는 상당부문 설득력이 있게 들립니다.

이택수 편집국장=작업장 문제는 이미 10년도 더 된 문제입니다. 현행 법규상으로 청소년은 아이템 현금 거래를 못하도록 막고 있습니다. 아이템 현금 거래 사이트들도 청소년들의 거래는 원천봉쇄하고 있습니다. 공인인증서나 아이핀 등을 입력해야만 가능하도록 단계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할수 있는 규제는 다 하고 있지만 틈새는 있는 듯 합니다. 작업장 문제의 근본 원인은 게임을 통해서, 아이템 거래를 통해 돈을 벌려고 하는 어른들이 청소년들을 불법적으로 고용하고 있다는 고용 차원의 문제라고 봅니다.

원희룡 의원=게임은 양면성을 갖고 있습니다. 흥미와 재미를 주고 어느 정도 정서발달에도 기여하는 측면이 있죠. 산업적으로도 영향력을 갖고 있고요. 그렇지만 과도하면, 심각할 정도로 몰입하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과도한, 심각한 몰입 등과 같은 단어에 규제의 칼날이 닿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택수 편집국장=게임은 놀이문화의 하나이므로 금지하기보다 과몰입이 낳는 부정적 결과들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게임을 아이들의 놀이문화로 인정하는 게 필요합니다. 더이상 배척할 수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지요. 이런 시각에서 부모와 학교에서 건전한 게임이용 문화를 만들어가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런 노력이 지금의 규제보다 더 많은 성과를 낼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된다해도 업계는 게임의 부작용 방지를 위해 끊임 없는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지요.

원희룡 의원=너무 많은 규제는 자율만 못하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현재 유지되고 있는 규제를 효율적으로 적용하고 가정과 학교 등 생활 속에서 자율적으로 게임에 대한 통제가 이뤄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쿨링 오프제는 규제만을 늘리는 결과를 만들어 낼 것 같아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현실과의 괴리도 존재하는 것 같고요. 합리적인 법안이 되지 않는다면 만들어지지 않도록 막아야겠죠. 미약하지만 힘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택수 편집국장=좋은 자리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리=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사진=데일리e스포츠 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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