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용은 이 전략을 준비하는 내내 떨렸다고 했다. 특히 아침에 눈을 떠서 경기장으로 나선 뒤 '체인리액션'에서 프로토스가 상대로 확정되자 김택용은 덜덜 떨었다. 전략을 쓸 때가 왔다고 생각한 김택용은 "눈 딱 감고 담대하게 구사한 것이 통해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Q 승리한 소감은.
A 초반 전략을 오랜만에 성공시켜서 정말 기쁘다. 긴장을 정말 많이 했다. 연습 과정에서야 부담 없이 준비했지만 프로토스가 상대로 확정되면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그만큼 이겨서 기쁘다.
Q 김택용은 초반 전략을 거의 쓴 적이 없다.
A 도재욱이 '체인리액션'에서 자주 출전하면서 언젠가는 한 번 쓰려고 했다. 코칭 스태프가 나를 이 맵에 배정하고 캐논 러시 전략이 어떨 것 같냐고 했다. 들키지만 않으면 통할 것 같아서 쓰기로 했다. 막상 쓰려니까 너무나 긴장되더라. 경기장에 나오기 전부터, 아침에 눈을 뜨면서 떨렸다. 프로토스가 나온 순간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Q 전에 쓰여진 적이 있는 전략이다.
A 그 때 임태규 선수가 전략을 사용하는 것을 봤다. 포지와 게이트웨이를 상대 앞마당 지역과 가까운 곳에 지으면서 들킬 수도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더 안 쪽으로 건물을 지었고 주성욱의 정찰을 피할 수 있었다.
Q 주성욱이 정찰할 것이라 생각은 하지 않았나.
A 경기를 끝내고 나서 벤치에 앉았더니 주성욱 선수가 정찰을 시도했다고 하더라. 사실 정찰을 통해 들키면 그냥 패하는 전략이다. 상대가 알고 나서 막으려 한다면 어떻게든 막을 수 있다. 상대의 정찰이 실패하면서 뭔가 되는 날이라고 생각했다.
Q 다승 1위다.
A 이영호, 도재욱보다 패가 많아서 쑥스럽다. 경기에 많이 나오면서 거둔 6승이라 민망한 것이 사실이다. 모든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이라면 쌓을 수 있는 승수다. 지금의 내 상황, 또는 다승왕에 대한 목표보다는 앞으로 계속 이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중복 출전이 되지 않고 라운드에 배정된 경기도 적다보니 다승 공동 1위가 많다. 아직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Q 이영호와 다승 공동 1위다. 맞대결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었나.
A KT와의 경기를 준비하면서 맞대결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영호가 무패행진을 하고 있고 정말 잘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아직 내가 부족한 점이 많지만 테란전을 열심히 준비해서 3라운드에서는 만나보고 싶다.
Q 팀이 단독 1위를 지켰다.
A 우리 팀은 1위와 인연이 있는 것 같다. 상황이 그렇게 만들었다. 중하위권에 처져 있었는데 1위였던 CJ를 두 번 만났고 1위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KT를 만났다. 그 경기를 모두 이기면서 단독 1위가 됐고 큰 고비를 넘겨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1위를 쭉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팀 성적과 김택용의 성적이 정비례하고 있다.
A 이유는 모르겠다. 동료들은 워낙 잘하니까 나만 잘하면 팀도 이길 것 같다.
Q 하고 싶은 말은.
A 프로토스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경두와 정윤종이 도움을 많이 줬다. 캐논 러시에 대한 완성도를 높여줬다. 앞으로 1위를 쭉 이어가겠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SK텔레콤과 함께하는 e스포츠 세상(www.sktelec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