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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찬기, 포스팅 관련 발언 '도마 위'

민찬기 인터뷰서 "선수들에게 불리한 제도"라 평가
협회 "민찬기에게 오히려 기회 더 줬다" 해명 맞불


게임단 해체 이후 진행된 포스팅에 참가했던 민찬기(사진)가 "선수에게 불리한 제도"라며 뒤늦게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민찬기는 얼마 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포스팅에서 거부되며 무소속이 된 사연을 밝혔다. 공군을 제대하고 MBC게임 히어로로 원대 복귀한 민찬기는 팀이 해체 수순을 밟으면서 소속팀이 없어졌다. 민찬기는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해체된 팀 선수들을 위해 마련한 포스팅 대상에 포함됐다. 협회는 포스팅 참석 여부를 개최하기 며칠 전 해당 선수들에게 메일과 문자로 발송했고 민찬기는 포스팅에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전달했다.

11월4일 포스팅이 진행되는 날 민찬기는 교육에 참가하지 못했다. 고향에 내려가 있었고 서울에 올라올 상황이 되지 않았기 때문. 민찬기는 한국e스포츠협회에 교육에 참가하지 못한다고 알렸고 포스팅과 관련된 내용을 문자로 통보받았다.

포스팅에 참가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선수들은 열외 없이 희망 연봉을 제출하고 선수별로 책정된 기준 연봉에 대한 통보를 받았다. 10-11 시즌 성적을 바탕으로 6개 게임단 관계자와 협회 사무국이 모여 연봉 조정 위원회를 구성, 선수들에 대한 기준 연봉 평가를 진행했고 성적 수준에 맞춰 연봉을 정했다. 기준 연봉은 협상을 통해 조율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32명의 포스팅 대상 가운데 불참한 선수는 7명이다. 협회는 당일 교육을 받기 위해 찾아온 25명의 선수들에게 포스팅 과정을 설명했고 관련 사항에 대해 전했다. 희망 연봉을 선수들이 적을 수 있으며 협회와 게임단 관계자들이 정한 선수별 기준 연봉액도 전달했다.

사정이 있어 포스팅 교육에 참가하지 못한 7명의 선수들에게 협회는 전화 통화와 문자를 통해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민찬기에게도 희망하는 연봉 수준을 물었고 공군과 MBC게임에서의 성적을 반영해 책정된 기준 연봉을 알려줬다.

포스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민찬기는 SK텔레콤 T1으로부터 입단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거부 의사를 밝혔다. SK텔레콤이 제시한 연봉이 자신의 희망 연봉보다 턱 없이 적었다는 것이 민찬기가 입단하지 않겠다는 이유였다. 연봉 조정 위원회가 민찬기에 대해 정한 기준 연봉보다 두 배에 가까운 희망 연봉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 포스팅을 진행한 한국e스포츠협회 이재형 경기운영팀장은 "6개 게임단 가운데 유일하게 SK텔레콤만이 민찬기에 대한 영입 의사를 밝혔다. 다른 경쟁 팀이 없기 때문에 기준 연봉을 적용해서 민찬기에게 SK텔레콤에 들어갈 의사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 국장은 "민찬기로부터 연봉이 자신의 생각보다 적기 때문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답을 들었고 입단 거부시 한 개 시즌간 게임단에 들어갈 수 없다고 공지했으며 민찬기는 그 점을 감수할 수 있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민찬기의 포스팅이 불발되자 협회는 SK텔레콤 박용운 감독이 민찬기를 설득해볼 수 있도록 정회를 요청했고 게임단이 받아들였다. 포스팅에 참가한 게임단 관계자들은 민찬기의 스타성을 높이 샀고 그렇기에 선수가 거부권을 행사했음에도 불구하고 협회의 정회 요청을 받아들였고 박 감독에게 민찬기를 설득하도록 배려했다. 가급적이면 민찬기가 팀에 들어가 선수 생활을 계속하길 바랐던 것이다.

박용운 감독은 MBC게임 히어로의 코치로 있을 때부터 민찬기의 가능성을 지켜봐왔고 군 제대 이후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거부권을 행사한 민찬기를 살려 보려고 했다.

민찬기와 통화가 연결된 박 감독은 "일단 팀에 들어오면 연봉을 올려주거나 인센티브로 보상을 하겠다"며 설득 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민찬기는 "10분만 더 생각해보겠다"며 시간을 달라고 했고 박 감독은 "포스팅이 진행된 상황이라 바로 답변이 필요하다. 곧 회의에 들어가야 하므로 문자로 답을 달라"고 이야기했다. 문자를 기다리던 박용운 감독은 회의가 시작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민찬기로부터 "배려해줘서 감사하지만 못할 것 같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고 방태수, 이예훈 등을 선발했다. 박 감독은 선수들을 뽑고 나서야 민찬기로부터 "(선수생활을)하고 싶어요"라고 문자를 받았지만 이미 SK텔레콤은 포스팅에 배정된 예산을 모두 썼고 포스팅 또한 마감된 뒤였다.

박 감독이 1차로 영입을 제안했을 때 협회 관계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거부 의사를 밝힌 민찬기가 두 번째 영입 의사였던 전화 통화에서도 문자로 거절한 것이다. 민찬기는 두 번의 제안에 대해 뜻이 없다고 두 번 모두 밝혔고 뒤늦게 마음을 바꿨지만 이미 포스팅이 끝난 뒤였다.

현장에서 포스팅 과정을 지켜본 관계자는 "전체적인 정황상 민찬기는 특혜를 받은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원칙적으로 포스팅을 거부한 선수에게 추가 협상을 진행하는 절차 자체가 없지만 민찬기는 예외적으로 추가적인 조건을 제시하여 영입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실제로 포스팅을 통해 영입 제안을 받은 선수들은 모두 조건을 받아들였다. 포스팅 과정에서 희망 연봉보다 많은 금액을 받은 선수들도 있고 희망 연봉과 격차가 큰 선수들도 있었지만 조건을 수용했다.

이 관계자는 "민찬기의 경우 두 번의 설득 기회를 줬고 생각할 시간도 더 많이 줬음에도 불구하고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서 기회를 놓친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민찬기는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일이었기에 부모님과 통화하려 했지만 사정이 있어서 연결하지 못했고 박용운 감독과 다시 통화가 연결됐을 때 팀에 들어가겠다고 의사를 밝혔지만 이미 늦었다는 답을 받았다"며 "돌이켜 보면 협상을 했다기보다는 마치 통보를 받은 느낌이라서 선수에게 너무 불리한 협상이 아니었나 싶다"고 당시 상황을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그러나 민찬기의 인터뷰 내용과 다르게 협회나 SK텔레콤이 두 번이나 영입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협회 관계자는 "다른 선수들이 포스팅이 됐을 때에는 한 번의 통화로 의사를 전달 받았지만 민찬기에게 두 번의 기회가 주어졌다"며 "다른 선수들보다 더 많은 기회와 시간을 줬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거부권을 행사하며 포스팅되지 않은 민찬기는 무소속 선수가 되면서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시즌1에는 출전하지 못한다. 협회가 입단 거부시 전체 게임단에 입단할 수 없다는 제재를 만든 이유는 특정 게임단과 담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선수가 한 게임단과 사전에 입단을 약속하고 포스팅에 임했고 동시 입찰이 이뤄지고 담합하지 않은 게임단과 경합을 벌이면서 비용을 올려 놓은 뒤 입단을 포기하거나 거부한다면 공정한 영입 행사가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찬기는 오는 4월부로 프로리그 시즌1이 마감된 이후 FA에 준하는 자격을 얻게 된다. 이 경우 어느 게임단이든 입단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게임단과 계약이 성사될 경우 민찬기는 출전 자격을 획득해 시즌2부터 참가할 수 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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