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롤스터 김대엽은 18일 CJ 엔투스를 제압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상대 팀 에이스 김정우를 맞아 김대엽이 패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당당히 꺾어내면서 정중하게 인터뷰를 마쳤다. 인터뷰 말미에 김대엽은 하고 싶은 말을 하라는 기자의 질문에 "용주야, 사랑해"라며 뜻밖의 말을 해서 기자실을 뒤집어 놓았다. 커밍아웃이냐는 말에 김대엽은 "기다려 보시면 압니다. 포석이 깔린 말입니다"라며 주위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다음 번 인터뷰에서 김대엽이 최용주에 관해 어떤 이야기를 할 지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Q 김정우를 꺾었다.
A 내가 경기를 이긴 것만으로도 기쁜데 팀까지 이기면서 배로 기쁘다.

Q 김정우를 만날 것을 예상했나.
A 특정 선수를 만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경기가 진행되면서 4세트 엔트리가 발표됐을 때 김정우를 만날 것이라 생각했고 저그전에 대한 생각을 많이했다.

Q 5세트에 나가는 느낌은 어떤가.
A 솔직히 에이스 결정전은 이영호의 몫이어서 크게 걱정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 시즌 제도가 바뀌면서 내가 나갈 상황도 자주 올 것 같다. 내가 무너지면 팀도 무너진다는 생각에 평소보다 긴장을 배로 하게 된다. 경기가 시작되니 어느 순간 내가 떨고 있더라.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Q 이길 수 있었던 포인트는.
A 드롭이 떨어지기 전에 김정우가 드롭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미리 생각을 해놓았기에 병력이 본진으로 퇴각하고 있었고 대처를 수월하게 해낼 수 있었다. 이어지는 럴커 드롭도 예상하고 있었다.

Q 저그전을 상당히 잘한다. 비결이 있나.
A 연습할 때 많이 지는 편이다. 오히려 방송 무대에서 잘 이긴다. 불리한 경기도 역전을 몇 번 하기도 했다. 사실 운이 많이 따랐고 (김대엽은 '뽀록'이라고 표현했다) 우리 팀 저그 선수들이 연습 과정에서 나를 너무나 괴롭힌 덕도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프로토스를 제압하는데, 정말 연습하기 싫을 정도로 까다로운 플레이를 선보인다. 그 덕에 공식 대회에서 저그를 만나면 대처 방법들이 대부분 갖춰져 있다.

Q 3승1패를 하고 있다. 이번 시즌 목표는.
A 닥치는 대로 이기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웃음). 오늘 경기를 치르면서 기세라는 것이 오늘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경기 시작하기 전에는 기세에 대해 상관 없다고 여겼는데 우리 팀이 스코어가 밀리기 시작하니까 벤치 분위기가 상당히 묘했다. 오늘 역전승을 따냈으니 앞으로는 기세를 내주지 않고 승리하도록 노력하겠다.

Q 리버스 스윕을 연이어 당했을 때 팀의 분위기는 어땠나.
A 그렇게 분위기가 좋지 않은 적은 생전 처음이었다. 다시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만약 오늘 경기에서 우리가 졌다면 숙소가기 싫었을 것 같다.

Q 하고 싶은 말은.
A 최용주에게 한 마디 하고 싶다. 용주야, 사랑한다!

Q 파격적인 말을 한 이유는? 혹시 커밍아웃인가.
A 알려 드릴 수 없다. 차차 알게 될 것이다(웃음). 커밍아웃은 절대 아니고 팬들을 깜짝 놀래드리기 위한 포석이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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