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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릴레이인터뷰] "안녕하세요! 프로게이머 김정우입니다!"

[깜짝 릴레이인터뷰] "안녕하세요! 프로게이머 김정우입니다!"
"보고 있나, CJ 엔투스 선수들? 나 프로게이머 김정우야!"

그동안 아마추어라는 신분으로 CJ에서 연습하면서 동료들에게 놀림을 당했었나 보다. 지난해 8월 갑작스럽게 은퇴를 선언해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던 김정우가 오는 6일 정식으로 프로게이머 자격을 획득하게 됐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가장 먼저 동료들에게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동료들이 "아마추어 주제에 감히 우리와 함께 연습을 하다니"라고 놀릴 때마다 김정우는 "아마추어에게 지는 너희는 뭐니"라고 응수했다.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는 자신의 신분에 대한 아쉬움이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어디를 가도 당당하게 "프로게이머 김정우"라고 소개하지 못하는 현실이 낯설기만 했다. 동료들이 플레이오프 때 밤새가며 연습하고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그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것도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아마추어 신분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연습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김정우는 당당히 프로게이머라고 외칠 수 있을 때를 손꼽아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6일 프로게이머 김정우라고 자신을 당당하게 소개할 수 있게 됐다. 뭐 그리 대단하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김정우 입장에서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나 보다. 아무리 김정우가 예전에 ‘최종병기’ 이영호를 역스윕으로 꺾고 우승한 최고의 저그였다고 해도 지금은 팀이 위기에 빠져있을 때 경기에 나가지도 못하는 이름 모를 아마추어 신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리고 김정우는 독하게 이를 악 물고 연습에 몰두했다. 빨리 10월이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말이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프로게이머 복귀. 김정우는 잠도 오지 않을 정도로 설렌다고 고백했다. 과연 김정우가 꿈꾸는 제2의 프로게이머 인생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준비돼 있을까? 김정우의 또다른 이야기 속으로 지금부터 함께 빠져들어가 보자.

DES=복귀한다는 소식을 듣고 인터뷰를 한지 벌써 6개월이 지났네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김정우=힘들었어요(웃음). 동료들이 아마추어라고 계속 놀려댔거든요. 생각보다 동료들이 집요해요(웃음). 그래도 다행인건 연습에 몰두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갔다는 거에요. 정말 이보다 더 다행일 수는 없죠. 정말 진심으로 빨리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었어요(웃음).

DES=6개월 전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김정우=실력과 인터뷰 때 할 말의 양(웃음)?. 막 복귀했을 때는 사실 인터뷰에서 할 말이 없었어요. 그냥 복귀하겠다는 생각만 했을 뿐 내가 어느 정도로 잘할 수 있을지 과연 프로게이머라고 부를 수 있는 실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은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었겠어요. 자신 없고 걱정만 앞서는 상황에서 자신 있다고 거짓말을 해야 했잖아요(웃음).

사실 처음에는 실력을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프로게이머 세계가 워낙 치열하다 보니 사실 일주일만 마우스를 놓아도 뒤쳐지기 마련이거든요. 그런데 저는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마우스와 키보드를 멀리 했잖아요. 그 6개월 동안 다른 선수들은 피 터지게 연습했고요. 제가 과연 따라잡을 수 있을지 의심이 들었고 그런 불안감에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빠른 속도로 실력을 회복 중입니다. 6개월 동안 실력이 많이 늘었어요(웃음).

DES=생각보다 프로게이머로 정식 복귀하는 것에 대해 더 감격해 하는 것 같아요. 이유가 있을까요?


김정우=원래 제가 8월에 은퇴를 했기 때문에 8월에 복귀하는 줄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은퇴 처리를 10월에 하는 바람에 8월에 복귀를 못한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어요. 정식으로 프로게이머가 된다는 생각에 들떠 7월부터 정말 미친 듯이 연습했어요. 만약 우리 팀이 결승전에 올라가면 8월에 있을 프로리그 결승전에도 출전할 수도 있잖아요. 그리고 MSL 예선도 8월쯤에 열린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빨리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설렘에 마우스와 키보드를 잡는 것이 정말 즐겁더라고요.

그런데 8월에 복귀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갑자기 힘이 쭉 빠지더라고요. 우울해 지기까지 했어요. 한동안 연습을 제대로 못할 정도였다니까요. 이해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8월 한 달은 저에게 참 우울한 기간이었어요.

지금요? 9월부터 갑자기 날아다니고 있어요(웃음). 10월 6일 복귀가 확정되고 나니까 이제는 진짜 경기에 나갈 자격이 생기는 거잖아요. 그래서 신나게 연습하고 있어요. 리그 언제 시작하나요? 빨리 경기석에 앉고 싶어요(웃음).

DES=얼마 전 연습 경기를 했던 것이 기사로 나간 적이 있는데요. 기존 CJ 선수들을 격파하며 전성기 시절 경기력을 회복했다고 하던데 사실인지 궁금하네요.

김정우=실력을 많이 회복한 것은 사실이에요. 아직까지 제가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고 기복이 심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거든요. 잘할 때는 예전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1 결승전에서 우승했을 때의 실력이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질 때는 제 처지 그대로 아마추어라고 할 정도로 못해요(웃음).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프로리그에 나가 웬만한 주전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 자신은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연습실에서 설거지 내기를 하며 경기를 했던 것이 사진 기사로 나간 적이 있어요. 그때는 마치 신기라도 들린 듯 CJ 주전 선수들을 모두 꺾고 좋은 성적을 거뒀어요. 스스로도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아마 외부 사람들이 온다고 해서 갑자기 실력이 늘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무대 체질인가 봐요(웃음).

정의를 내려보자면 실력을 많이 회복한 것은 맞지만 연습실에서 설거지 내기를 하면서 보여준 경기는 제 진짜 실력은 아니라는 거죠(웃음). 그때는 소위 말해 뽀록(?)이 터진 겁니다(웃음).


DES=그렇다면 현재 CJ 동료들 중 누구보다는 잘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가요.

김정우=정말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네요(웃음). 누구를 이야기해도 그 선수에게 하루 종일 시달림을 당할 텐데…(웃음). 그냥 마음씨 착한 (이)경민이라고 하면 안될까요(웃음).

DES=김정우 덕분(?)에 성장한 신동원과는 어느 정도 실력 차이가 날까요?

김정우=비슷해요(웃음). 제가 더 잘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분하게도 아직까지는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아요. (신)동원이가 정말 많이 컸어요(웃음). 지금은 제가 많이 배우고 있어요.

DES=CJ 엔투스로 복귀하게 되면 분명히 신동원과 선의의 경쟁을 할 텐데 자신 있나요?

김정우=처음에는 (신)동원이가 제가 복귀하는 것에 대해 이렇게 반길 것이라 상상도 못했어요. 갑작스럽게 팀을 책임져야 하는 에이스가 되는 것이 (신)동원이에게는 쉽지만은 않았나 봐요. 제가 오니 “이제는 형이 에이스 결정전에 좀 나가”라고 하더라고요(웃음). 말은 그렇게 해도 (신)동원이도 프로니 당연히 저에게 에이스 자리를 빼앗기고 싶지 않겠죠(웃음). 하지만 선의의 경쟁을 통해 저와 (신)동원이 모두 CJ 에이스가 되는 것이 저희의 꿈이에요. 어떤 팀보다도 강력한 투톱이 존재하는 CJ를 만드는 것이죠. 누가 더 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쨌건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지금은 (신)동원이가 더 잘해요(웃음).

DES=재미있는 질문 몇 개만 해볼까요? 신동원과 본인 중 누가 더 잘생긴 것 같아요?

김정우=진짜 재미있는 질문이네요(웃음). 개인적으로는 (신)동원이가 더 잘생긴 것 같아요. 사실 최근 CJ 실세가 신브라더스로 옮겨간 느낌이 없잖아 있죠(웃음). 저는 실세와 친한 타입입니다(웃음). 개인적으로 (신)상문이형과도 무척 친해요. 얼마 전에도 목욕탕까지 갔다 왔다니까요(웃음). 저는 (신)상문이형이 정말 좋아요(웃음). 게다가 (신)동원이는 친한 동생이기 때문에 저는 실세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트로이카라 불렸던 (조)병세, (진)영화형과 멀어진 것은 절대 아니에요. 그들도 여전히 CJ 실세죠. 그들과도 저는 깊은 친분을 유지하고 있으니 어떻게 보면 제가 실세라고 봐도 무방하겠네요(웃음). 아마 제가 없다면 CJ는 돌아가지 않을 거에요(웃음).


DES=확실히 막 복귀했을 때보다 지금이 훨씬 재미있어진 것 같아요. 마음이 편해져서 그런건가요?

김정우=저는 원래부터 위트가이였어요. 숙소에서도 분위기 메이커는 당당히 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위트가이라 불러주세요.

DES=재미만 있어 진 것이 아니라 뻔뻔해지기도 한 것 같은데요(웃음).

김정우=(신)상문이형한테 배웠어요(웃음).

DES=트로이카와도 여전히 잘 지내나요?

김정우=예전에는 (조)병세와 (진)영화와 제일 친했고 그들하고 이야기 하는 시간이 가장 많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트로이카라는 이름이 별로 소용이 없어요. CJ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동료들과 진짜 하나가 됐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이제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정말 팀이 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요. 이번 프로리그에서는 CJ가 지금까지 보여준 것과는 다른 탄탄한 팀워크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동료들과 매일 이야기해요. 이번 시즌에는 꼭 팀을 우승시키자고 다짐하고 또 다짐해요. 아직 시즌이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동료들과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점점 우리는 한 몸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제는 우리가 가족이라는 것이 실감나요.


DES=또다시 재미있는 질문 하나, 트로이카 중 누가 제일 잘생긴 것 같나요?

김정우=이건 수능보다도 더 어려운 질문이에요! 확실한 것은 (진)영화는 아니라는 겁니다(웃음).

DES=김정우에게 짤방이란?

김정우=처음에는 신경이 쓰였는데 이제는 즐기고 있어요(웃음). 족구를 할 때마다 이제는 그러려니 해요(웃음). 단지 하나 기자분들께 부탁 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요. 짤방은 올리셔도 상관은 없는데 피부 보정은 해주세요. 예쁘게 포토샵 해주시는 것 그거 하나면 충분합니다(웃음).

DES=팬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질문 하나를 할게요. 만약 타임머신을 타고 6개월 전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은퇴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 것 같나요?

김정우=당연히 은퇴를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어쨌건 6개월을 낭비한 셈이잖아요. 그래도 그때 저의 결정은 후회하지 않습니다.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인생에서 어떤 일에 대해 고민할 때 더 좋은 결정을 내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자신합니다.

만약에 이런 경험이 없었다면 게임에 흥미를 잃고 방황하다 결국 그렇고 그런 선수로 잊혀졌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때 은퇴를 한 뒤 게임에 대한 열망이 커 다시 돌아오게 됐고 그 과정에서 제가 얼마나 게임을 사랑하는지 알게 됐기 때문에 지금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열정이 생겨났죠. 이번 경험을 통해 저는 더 큰 선수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DES=김정우가 꼽은 차기 시즌 CJ 유망주는 누구일까요?

김정우=당연히 김정우죠(웃음). 저도 신예잖아요(웃음). 사실 치고 올라오는 선수들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정말 치열해요. 그래서 누군가의 이름을 이야기하는 것이 두려워요. 다들 트리플 A형이거든요(웃음).

DES=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프로리그가 11월에 개막하는데요. 어느 정도의 성적을 내고 싶은지 팬들에게 알려 주세요.

김정우=목표는 크게 잡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최다승 기록이 지난 시즌 SK텔레콤 김택용이 거둔 64승이잖아요. 저는 65승을 목표로 달릴게요(웃음). 물론 힘들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지금 마음으로는 복귀한 김정우가 프로리그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는 드라마를 쓰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웃음).


DES=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김정우=은퇴했을 때 많은 팬들이 ‘은퇴하지 말라’며 붙잡으셨던 것이 기억나요. 그리고 다시 돌아왔을 때 따뜻하게 맞아 주셨죠. 그분들 덕에 더 힘을 내서 연습하고 있는 것 같아요.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당장 스타리그 우승을 하겠다는 약속 보다는 기대해 주신 팬들에게 놀라움과 즐거움을 드릴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는 약속을 하고 싶습니다. 김정우의 맹활약, 기대해 주세요.

DES=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해주세요.

김정우=인터뷰를 하게 되면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최근 한두열과 정우용이 서로 누가 더 잘생겼냐를 가지고 엄청난 다툼을 벌이고 있어요. 정말이지 이제는 그만 듣고 싶어요(웃음). 제발 팬들이 결론을 좀 내려줬으면 좋겠어요. 저희 팀 안에서는 결론이 안 나더라고요(웃음). 제가 볼 때는 도토리 키 재기 같은데 말이에요(웃음).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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