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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좌담] e스포츠 기자들이 말한다 1편

[기획좌담] e스포츠 기자들이 말한다 1편
PART1. 10-11 시즌 어떻게 볼것인가
PART2. 글로벌화와 국산 종목 추진 성과
PART3. 블리자드 지재권 협상 타결 의미
PART4. 한국 e스포츠 위기 원인은 무엇인가
PART5. 한국 e스포츠 재도약을 위한 동력

데일리e스포츠는 e스포츠를 전문적으로 취재하는 일간지 전문 기자들과 함께 한국의 e스포츠를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2010년과 2011년 유난히 많은 일이 일어났던 한국의 e스포츠 업계를 분석하고 평가하며 향후 발전 방향까지 함께 모색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이를 위해 노컷뉴스, 스포츠경향, 스포츠서울, 스포츠조선, 일간스포츠 등 e스포츠를 다루는 신문사의 담당 기자들이 시간을 내서 대담에 임했습니다.

데일리e스포츠의 이택수 편집국장이 사회를 맡았고 노컷뉴스 지봉철, 스포츠경향 조진호, 스포츠서울 김진욱, 스포츠조선 남정석, 일간스포츠 권오용 기자가 대담에 참가했습니다.

e스포츠를 전문적으로 취재하는 기자들은 한국 e스포츠의 현황과 문제점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1편은 프로리그와 개인리그에 대한 평가입니다.


사회=10-11 시즌이 거의 마무리됐습니다. 프로리그 결승전이 KT 롤스터의 우승으로 마무리됐고 남아 있는 리그는 진에어 스타리그뿐입니다. 9월17일 결승전을 치른다고 하니 e스포츠계는 비시즌을 맞은 셈인데요. 데일리e스포츠는 전문 기자들을 모시고 2010년부터 지금까지 다사다난했던 e스포츠 업계를 뒤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일선에서 취재하면서 보고 들은 e스포츠 업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기탄 없이 토론하는 자리였으면 합니다. 우선 2010년과 2011년을 어떻게 바라봤는지 각자의 생각을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1년을 돌아보다

[기획좌담] e스포츠 기자들이 말한다 1편

◇스포츠 서울 김진욱 기자
e스포츠 기자단 초대 간사


김진욱(이하 김)=1년 반 동안 다사다난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자면 큰 위기를 잘 넘겼다고도 할 수 있지만 위기극복 능력의 부재를 느낄 수 있는 시기였다고 보여집니다. 10-11 시즌을 시작하기 전 프로리그가 시작부터 지연됐고 MSL은 지적재산권 문제로 인해 불법 리그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습니다. 프로리그 막판에도 위기가 있었죠. 상하이에서 열리기로 했던 결승전이 무산됐고 우여곡절 끝에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치러졌죠. 그리고 프로게임단이 해체된다는 소식이 들리는 등 어려운 고비들을 근근이 넘겨왔고 앞으로도 넘어가야 할 산이 많은 상황입니다.

e스포츠계의 내부 역량이 위기를 깔끔하게 씻어내기에는 아직도 탄탄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드러냈고 주체들의 의사 결정 구조 또한 잘못됐다는 점도 알 수 있는 시기였다고 봅니다.

모든 일을 진행하다 보면 상승 기류를 타기도 하고 하향 기류를 타기도 합니다. 이 사이를 얼마나 좁히느냐가 관리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10-11 시즌을 겪으면서 한국 e스포츠 업계는 시행 착오가 너무나 많았고 오래도록 끌어왔다는 점이 관리 능력이 부족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하고 싶네요.

오래도록 평안한 시기를 지내왔고 외부의 충격 없이 매사가 순조롭게 진해되다 보니 10-11 시즌 들어 문제점이 한꺼번에 드러난 것 같습니다. 제도를 새로이 정비하고 시스템을 탄탄히 갖춰야 할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아직 남아 있는 문제를 뜯어고치기 위해 중지를 모으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번 대담회 자리는 문제를 제기하고 혜안을 모으는 시금석이 될 것 같습니다.

[기획좌담] e스포츠 기자들이 말한다 1편

◇스포츠 조선 남정석 기자
2007년, 2010년부터 현재까지 e스포츠 기자단 간사


남정석(이하 남)=김진욱 기자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지난 1년 동안은 더 이상 나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최악의 상황에서 무언가를 해낸 시간이라고 생각됩니다. 안주하고 있던 상황에서 승부 조작 사건이 터졌고 곧 이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의 지적재산권 분쟁이 발생하면서 패닉 상황을 맞았죠. 이 와중에 프로리그는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간신히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정규 시즌과 포스트 시즌을 치르고 난 뒤 상하이에서 결승전을 치르겠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이 일었고 상하이에 갔는데 비가 오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치르지 못하고 되돌아와야 했죠. 프로게임단 해체가 임박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프로리그 결승전을 준비했고 대성공을 거뒀어야 하지만 상하이 결승전이 무산되면서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그래도 정규 시즌은 흥미롭게 진행됐고 서울에서 치러진 결승전도 마무리가 잘 됐던 것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시즌이었고 경쟁력을 재확인할 수 있던 자리였습니다. 절망 속에서 작은 희망을 봤다는 생각이 듭니다.’

프로리그는 협회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개인리그는 스포츠신문과 방송사가 공동으로 주최를 합니다. 제가 일하는 스포츠조선은 스타리그를 함께하고 있죠. 스타리그만 이야기하자면 매우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후원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대회 규모와 필요 예산은 그대로였지만 후원사의 역할이 줄어들면서 예산을 맞추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로 인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아마추어 리그인 마이 스타리그를 진행했죠. 진에어가 스타리그를 후원하면서 스타리그를 재개했지만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였습니다.

희망적인 측면은 선수들이 위기라는 사실을 직면한 뒤 어른스러운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MBC게임의 채널 전환 문제나 프로리그 결승전 취소 등 부정적인 이슈가 있을 때 선수들은 동업자 정신을 발휘하면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팬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선수들도 e스포츠 업계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10년이 지나면서 선수들도 많이 성장했네요.

[기획좌담] e스포츠 기자들이 말한다 1편

◇스포츠 경향 조진호 기자


조진호(이하 조)=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기에 발생하는 문제들을 시급히 해결해야 함을 절실하게 느낀 한 해였다고 봅니다. 지적재산권 분쟁이 일어난 이후 국산 종목 활성화에 대한 이야기가 대두됐죠.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게임을 e스포츠로 만들어 성공시켜야만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동의했지만 붐업을 시키기 위한 조치는 없이 작년에 하던 리그를 그대로 진행했을 뿐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언론도 책임을 일부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산 종목의 스타 플레이어를 발굴해야만 외연을 넓힐 수 있는데 매체의 역할이 부족했다고 봅니다. 스타크래프트 중심의 구도를 깰 수 있는 국산 게임이 개발되고 협회와 게임단, 개발사, 퍼블리셔들이 새로운 시스템을 연구, 개발하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안은 한 해였습니다.

[기획좌담] e스포츠 기자들이 말한다 1편

◇일간 스포츠 권오용 기자
2008년 e스포츠 기자단 간사


권오용(이하 권)=프로리그에 대해서는 앞서 말씀을 해주셨으니 개인리그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개인리그는 정말 힘든 한 해였습니다. 방송사가 주축이 되어 리그를 만들었기에 그들이 정말 고생했습니다. MSL의 경우에는 지적재산권과 관련해 불법 리그라는 오명까지 뒤집어 쓰면서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죠. 블리자드로부터 대회를 중단하라는 소송이 걸린 것도 아니었는데 일부 매체와 팬들은 불법 리그라고 족쇄를 걸었습니다. 어떤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무책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e스포츠 업계를 죽이려는 뜻이 담겨 있지 않으면 그렇게 몰아 세울 수는 없다고 봅니다. 이로 인해 방송사가 입은 타격이 정말 컸고 리그에 힘이 빠졌습니다. 최근 MBC게임이 채널 전환을 꾀하는 단초가 된 사태가 이것이었다고도 생각해 봅니다. 여파는 아직 미치고 있죠.

프로리그에 대해서는 협회, 게임단, 선수들 등 모든 구성원이 뒤돌아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팬을 어떤 순위에 올려 놓고 홍보나 마케팅을 진행했느냐 반추해야 합니다. 팬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행정을 펼쳤다면 충격이 적지 않았을까요. 협회나 게임단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측면이 컸기에 반대 급부도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기획좌담] e스포츠 기자들이 말한다 1편

◇노컷뉴스 지봉철 기자


지봉철(이하 지)=이번 시즌은 구조적인 문제들이 모두 드러난 시즌으로 보입니다. 모래 위에 지은 성이 쑥대밭이 된 시즌이라고 비유해보겠습니다. 하부 구조가 부실한 상황에서 더 높이 모래탑을 쌓기 전에 한 번 위기를 맞은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봅니다. 스타크래프트라는 종목이 갖고 있는 외산 게임이라는 한계와 선수 수급, 게임단 문제까지 연거푸 터지면서 위기를 느꼈고 이번 경험이 향후 e스포츠 리그의 방향을 설정하고 국산 종목을 발굴, 육성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리그의 새로운 시도 어떻게 볼 것인가

사회=내부적인 자만, 외부적인 악재로 인해 위기에 봉착했다는 의견으로 귀결되네요. 전체적인 평가로 보면 잘했다고 칭찬하기 보다는 못한 것이 정말 많은 상황에서 잘 넘겼다는 의견이 대다수입니다. 혹시 잘한 점은 없을까요?

남=마이 스타리그는 새로운 시도였지만 궁여지책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후원사가 안 잡히다 보니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졌고 새로운 포맷을 적용해야 했죠. 마이 스타리그를 통해 6명의 전직 프로게이머가 예선 출전의 기회를 얻었지만 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에 출전하지 못하는 해프닝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무림의 고수들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측면에서는 높이 살만 합니다. 풀뿌리 e스포츠를 위한 시도도 좋았고요. 이를 통해 스타크래프트가 여전히 기반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점도 소득입니다.

e스포츠가 보는 스포츠가 되어 가고 있지만 사용자가 플레이하는 스포츠라는 원류를 다시 찾았다는 점은 의미가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대한체육회의 인정단체 수준에 머물러 있기에 제도적으로 정비가 되지 않으면서 학원 스포츠로서 저변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인데요. 생활형 스포츠로 성장할 수 있는 단계임은 확인했기에 향후 기반을 닦아 나가는 단초가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저는 프로리그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견지하고 싶습니다. 언제부턴가 프로리그가 공급자 중심의 리그가 되어 버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팬들이 보고 즐기는 관점에서 리그 방식을 꾸려 가야 하는데 지금의 리그는 보는 사람의 재미보다는 리그를 위한 리그에 그쳤습니다.

1년 단위리그는 너무나 호흡이 길고 경기수도 많습니다. 야구도 아니고 한 팀이 굳이 54경기를 해야하는지 의문이고 모든 경기가 7전4선승제로 치러지는 것도 무리수라고 보입니다. e스포츠의 소비자라고 하는 시청자들은 1년, 정확히 말하면 10개월을 기다리지 못합니다. 탁상 행정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7전제는 작은 부분적인 오류라고 치더라도 전체적인 틀을 바꿔야 합니다.

시청률과 시스템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접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는 1년 단위 리그는 사라져야 합니다.

남=09-10 시즌에 비해 10-11 시즌에는 팀이 줄었고 선수들이 뛸 수 있는 기회를 늘리기 위해 7전4선승제로 전환했다는 점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이 들지만 주 5일제에 대해서는 재고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딜레마가 존재한다고 봅니다. 7전4선승제로 한 경기에 치르는 세트가 늘어나고 1년 단위로 리그가 개편된 배경에는 선수 수급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아마추어가 활성화되는 바탕에는 게임단에서 선수들을 더 많이 선발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전제가 성립해야 합니다.

김=그것이 바로 공급자 중심의 방식입니다. 양적 성장을 위해 경기 수를 늘리고 세트 수를 불렸다면 질적 성장을 위한 시기가 있어야 하는데 7전4선승제와 팀별 54경기, 주5일제 프로리그 등으로 질적 성장은 사라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재미있는 경기들이 나오지 않고 있고 팬들은 떨어져 나가고 있습니다. 과거보다 인기가 떨어지는 이유는 바로 희소성이 사라졌기 때문 아닐까요.

지=양적 성장을 부르짖은 이유는 아마추어 활성화와 게임단의 시스템화 때문이었습니다. 시장을 키우고 질적으로 성장시키는 것은 게임단의 문제였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지금의 시스템을 버리고 과거로도 돌아가자고 하는 것은 역행하자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번 시즌 들어 아마추어들에 대한 정책이 나오다 보니까 기존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던 측면도 없지 않습니다. 스타리그가 한 시즌을 쉬면서 유명 선수들의 경기를 원하는 팬들은 보지 못하게 됐죠. 아까 남정석 기자가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만 후원사 문제가 발생해서 열리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게 생각합니다만 이럴수록 리그가 꾸준히 열리면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권=리그의 구조가 더 나은 방향을 추구하며 바뀌는 것은 나쁘지는 않지만 규칙이나 방식이 너무나 자주 바뀌는 것은 팬들에게 혼돈을 줍니다. 08-09 시즌부터 1년 단위 리그로 진행하기로 한 상황에서 3~4년은 이어가야만 프로리그의 정체성을 세울 수 있다고 봅니다.

개인리그도 마찬가지입니다. MSL의 경우 32강 체제를 확립한 이후 4년 가량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중간에 8강에서 순위에 따른 재배분을 하거나 서바이버 토너먼트와의 연결 고리를 바꾸는 시도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리그 방식을 꾸준히 유지해왔습니다. 개인리그도 방식을 자주 바꾸는 것은 정통성 측면에서 좋지 않다고 봅니다.

아마추어에 대한 발굴, 확산의 의지가 있긴 하지만 하고 싶어서 하는 리그가 아니라는, 궁여지책이라는 문제가 여전히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눈에 띌 정도로 자원이 줄어든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봅니다.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풀이해봅니다.

(2)편에서 계속

[정리=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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