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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지원한 삼성전자 차명환 "공군에서 정점 찍겠다"

공군 지원한 삼성전자 차명환 "공군에서 정점 찍겠다"
공군 김남기 코치에게 지도 받게 돼 기뻐

이성은과 손석희 등 삼성전자 칸에서 한솥밥을 먹던 동료들이 공군 에이스에 입대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공군에 대한 차명환의 생각을 다르게 만든 기회가 된 것 같다. 어차피 남자라면 언젠가는 군대에 가야 하는 상황에서 차명환은 이왕이면 잘하고 있을 때 공군에 가보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28일 공군 에이스에서 면접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차명환은 덤덤하게 공군에 입대하는 소감을 밝혔다. MSL 준우승을 차지한 뒤 오히려 프로리그 성적이 떨어지면서 마음 고생이 심했던 차명환은 공군 에이스에서 더 성장해서 돌아오고 싶다는 의지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Q 정말 오랜만에 얼굴을 보는 것 같다.
A 포스트시즌을 하기 얼마 전 집으로 내려가 주변 정리도 하고 마음도 다지고 있었다. 공군에 입대한다 해도 경기에 출전할 수는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다음 시즌 우리 팀이 저그가 없는 상황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하지 않나. 그 전에 신예 저그들에게 기회를 줘야 할 것 같아 생각보다 일찍 엔트리에서 빠지게 된 것이다. 팀 전력을 노출 시킬 수 없어 팬들에게 미리 말하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

Q 팀에게 미안한 마음이 클 것 같다.
A 정말 미안하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상황에서 이런 결정을 내려 정말 미안했다. 그런데 나에게도 그렇고 팀에게도 변화가 필요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스스로도 군 입대를 빨리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군에 있는 (손)석희한테도 '너한테 지금 부러운 것 딱 하나는 군대에 빨리 간 것'이라 말할 정도였다. 아직 입대는 하지 않았으니 (손)석희라 불러도 되는 것 아닌가(웃음).

Q 동생인 손석희를 선임으로 대해야 하는데.
A 예전부터 친했고 나를 잘 따르는 동생이었다. 그래서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 내가 해 준 만큼 해주지 않겠나(웃음). 하지만 각오는 하고 있다.

Q 삼성전자 선수들이 많아 적응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A 마음은 편하다. 친분이 두터운 삼성전자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만약 합격하게 된다면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Q 머리를 자르고 팬들에게 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불안하지는 않나.
A 내가 처음으로 공군에 가는 것은 아니지 않나. 대부분 공군에 갔던 선수들을 지켜 보니 생각보다 괜찮았던 것 같다. 하지만 막상 머리를 깎으면 우울할 것 같기는 하다. 나보다 먼저 군대에 간 (이)정현이형이 '24년 동안 내가 그렇게 생긴 줄 처음 알았다'고 하더라(웃음).

Q 공군에 합격하면 공군에 큰 힘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을 것 같은데.
A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웃음). 나는 가장 최근까지 성적을 낸 선수 아닌가(웃음). 스스로 엄청난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군인 정신에 노력까지 더해진다면 사회에 있을 때보다 훨씬 잘하지 않을까 싶다.

Q 공군을 최초로 포스트시즌에 올리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A 삼성전자에 소속돼 있을 때도 공군과 경기를 할 때 한번도 약팀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마찬가지다. 내가 신예였을 때 마지막 경기에 나가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공군에 가서도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상상만 해도 짜릿한 기분이 든다.

Q 기존에 공군에 입대해 있는 삼성전자 선수들이 어떤 조언을 해줬나.
A 훈련소에서 필요한 것을 알려주기도 하고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내가 군인이 아니기 때문에 조언을 해줬지만 막상 입대 하면 어떻게 변할지는 잘 모르겠다(웃음). 그래도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웃음).

Q 팬들은 많이 서운해 할 것 같은데.
A 내가 팬 입장이었어도 서운할 것 같다. 그래도 내가 공군에서 더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면 최고의 전성기로 팬들에게 선물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팬들도 그런 점을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Q 30일 서바이버 토너먼트를 치른다.
A 우선 MSL에 진출한다 해도 참가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래도 대충 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입대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이길 자신도 있다.

Q 남은 시간 동안 무엇을 할 생각인가.
A 군에 입대하게 된다면 두 달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다. 사실 팀에서 가장 움직이기 싫어하는 선수였다(웃음). 체력을 기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아 헬스도 끊고 운동도 열심히 할 생각이다. 여러 곳을 다니며 놀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군에 입대한다는 마음을 먹은 뒤 가장 후회되는 점이 있다면.
A 우선 포스트시즌은 꼭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며 후회를 많이 했다. 전에는 그것이 팀을 위한 일이라 생각했는데 6강 플레이오프 패배 후 개인적으로 동료들이 ‘형이 없어 진 것 같다’며 아쉬워했을 때 정말 미안하더라. 그 순간을 함께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Q 공군에서 어떤 사람과의 만남을 가장 기대하고 있나.
A 이번 시즌부터 공군에 합류하신 김남기 코치님과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 김남기 코치님이 김민철 선수 등을 키우신 것으로 안다. 선수를 키우는데 일가견이 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오히려 공군에 가서 내 전성기가 오지 않을까 생각도 하고 있다. 신예 때부터 누군가에게 배운다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공군에 가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설렌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경기장에 나가지 못했을 때도 팬들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정말 죄송한 마음이다. 공군에 가서 머리를 짧게 자르더라도 계속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웃음).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기대해 주시기 바란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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