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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원 우승] 신동원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는 자부심 있다"

[데일리e스포츠 박지현 기자]

하이트 신동원이 저그전 최강자의 탄생을 알리며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품에 안았다. 신동원은 19일 피디팝 MSL 결승에서 삼성전자 차명환에게 3대1 승리를 거두고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며 지난해 은퇴한 김정우에 이어 저그 명가인 하이트의 명성을 이어갔다.

신동원의 이번 우승은 단순히 생애 첫 우승이라는 의미만을 가진 것이 아니다. 이제는 신예 저그라는 꼬리표를 떼고 '택뱅리쌍'의 S급 클래스를 넘보는 선수가 됐다는 뜻이다. 이미 4강에서는 화승 이제동을 꺾으며 저그전을 검증받았고, 프로리그에서도 맹활약 중이다. 오랫동안 스타 탄생에 굶주려 있던 저그 진영에서 새로운 '별'이 탄생한 것이다.

Q 생애 첫 우승 소감은.
A 첫 예선 전날 약국에 혼자 청심환을 사러 갈때가 어제같은데 이렇게 우승까지 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뭔가 이뤄낸 게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 같아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기쁘고, 우승을 시작으로 앞으로 더 큰 무대에서 우승하고 2회, 3회 우승까지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

Q 상대의 하이브 운영 의식했나.
A 의식을 안할 수는 없더라. 하지만 솔직히 많이 대비를 하진 않았다. '설마 하겠냐' 생각했고 하이브를 간다고 해도 내가 불리할 게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위축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늘 경기할 때 차명환 선수가 판을 굉장히 잘 짜오신 것 같더라. 그런 걸 많이 느꼈다.

Q 1세트에서 하이브에 패했는데, 타격이 있지 않았나.
A 첫 세트 차명환 선수가 사용한 빌드는 내가 하루정도 연습해봤던 빌드다. 연습하면서 그 빌드가 괜찮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웅진 김명운 선수랑 연습할때도 조언을 많이 받았는데, 결과적으로 그 빌드를 따라가는 입장이 돼도 나쁠게 없는 것 같아서 오늘 1세트같은 빌드를 선택했다. 그런데 내가 저글링을 좀 못쓴 감이 있다. 안전하게 하려다보니 성큰콜로니를 2개 지어서 스파이어 테크가 늦어지고 상대에게 시간을 많이 줬다. 첫세트는 좀 아쉽다. 첫 세트 끝나자마자 2세트 빨리 시작했으면 생각했다. 첫 경기에 당했다고 위축되는 건 없었다.

Q 1세트 끝나고 코칭 스탭이 해준 조언이 있다면.
A 코칭 스탭과 같이 얘기했는데, 코칭 스탭이 차명환선수가 판을 저런식으로 짜온 것 같다고 하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점 있으면 말하라길래 나는 그냥 자신있기 때문에 그런 것은 필요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바로 믿어주셔서 부스안에 들어와서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Q 2군 시스템을 통해 발굴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도움을 받았다 생각하나.
A 나는 09-10시즌에 처음 출전해서 오늘 우승까지 하게 됐는데, 모두 우리 팀의 2군 시스템 덕을 많이 본 것 같다. 2군 숙소가 따로 운영되면 솔직히 1군 숙소보다는 훨씬 힘들게 연습을 한다. 꼭 열심히 해서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런 면에서 모든 팀에서 탄탄한 2군 시스템이 많이 생겨야할 것 같다.

Q 한때 저그전이 부족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어떻게 극복했나.
A 이런 질문을 상당히 많이 받았다. 예쩐에 내가 저그전을 못할 때도 저그전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던 게 아니다. 오히려 너무 자신감이 많아서 경기에 오버했던 것 같다. 이제는 게임 내적으로 오버로드 방향이라던가, 위치별 자원 채취율이라던가 그런 노하우가 많이 생겼다. 그런게 크기 때문에 그런걸 알아가면서 성적이 좋아진 것 같다.

Q '택뱅리쌍'이 아닌 우승자는 오랜만이다. 택뱅리쌍을 넘어서는 선수가 될 자신있나.
A 택뱅리쌍 선수들이 워낙 잘 하다 보니까 다른 선수들이 우승하지 못한 것 같다. 이번에는 내가 거의 저그전만 하고 올라와서 좀 내 입장에서는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이제동 선수를 이겼기 때문에 택뱅리쌍 중 하나를 이겨서 기쁘기는 하다. 택뱅리쌍 선수들은 워낙 오랫동안 잘 하시고 자주 결승 올라오기 때문에 그 선수들이 갑자기 무너질 거란 생각은 안 한다. 더욱더 많은 선수들이 연습해서 그 선수들에 버금가는 실력과 커리어들을 쌓아가면서 넘어야 할 산인 것 같다.

Q 김정우와 조규남 전 감독이 응원을 왔는데.
A 조규남 전 감독님은 내가 2군 시스템에 있을 때 굉장히 꼼꼼하게 봐주시고 격려도 많이 해주시고 무엇보다 나를 많이 믿어주셨다. 내가 열심히 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우 감독님과 조규남 전 감독님께 사랑을 많이 받아서 그런 믿음에 보답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김)정우형은 내가 이렇게 결승전에 올랐다고 해서 응원까지 와 줬다. 숙소에서 결승 장소에 오기전에 정우형과 한게임 했는데 아직 죽지 않았더라(웃음). 사람들도 많이 지켜보고 있었는데 '설마 지나'하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내가 예전부터 정우형에게 도움을 많이 받아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정우형은 요새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시더라. 결승전 오는 밴 안에서도 공부했다. 열심히 하는 모습에서 배울 점이 굉장히 많은 선배다.

Q 우승 상금은 어떻게 쓸 계획인가.
A 당연히 팀원들에게 한 턱 쏠 것이고, 연습을 도와준 웅진 선수들에게도 답례를 해야할 것 같다. 나머지 우승상금은 부모님에게 드리면 부모님이 알아서 저축을 하실 것 같다. 개인적으로 뭔가 할 계획은 아직 없다.

Q 다음 목표라고 생각하는 게 있다면.
A 개인리그 우승이라는 걸 해봤고, 이렇게 큰 무대에서 처음 게임해보면서 굉장히 좋은 점이 많다고 느꼈다. 관중의 환호성이나 게임할때 굉장히 즐거웠다. 앞으로 이런 무대에 많이 올라오기 위해서 개인리그에서도 열심히 하고 프로리그에서도 열심히 할 것이다. 이젠 팀의 프로리그 우승이 가장 큰 목표다. 그 목표를 꼭 이루고 싶다.

Q 대진운이 다소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평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나도 그런 것에 대해서는 의식이 좀 되기는 한다. 하짐나 그런 것은 모든 선수들이 처음 우승했을 때 겪는 고충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처음 우승했지만 앞으로도 내가 해야할 것이 굉장히 많다. 부족한 종족전도 있고…. 부족한 게 많아서 앞으로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 그런 소리가 안 나올 것 같다.

Q 부모님이 처음에 프로게이머 하는 것을 반대했다던데.
A 처음에는 좀 몰래 했다. 몰래 PC방에 가서 게임을 한다거나 부모님 주무실 때 새벽에 하곤 했고, 학교를 땡땡이치고 PC방에 갔던 적도 있었다. 그러다 게임을 하러 고1때 서울로 올라왔다. 그때 부모님과 의견이 많이 달라서 싸우고 혼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래도 제일 컸던 건 내가 서울로 올라올 때 부모님이 결국은 날 믿어주신 것이다. 그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서 처음에 숙소 들어왔을 때부터 열심히 했다고 자부한다. 프로리그에 나가면서 1승, 2승 할때마다 부모님이 누구보다도 좋아하셨기 때문에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친척들이 굉장히 많이 응원왔던데.
A 결승 확정되는 순간 모든 분들이 와주신다고 했다. 어림잡아 30명 조금 넘게 온 것 같다. 내가 게임하는 걸 다들 알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최대한 많이 응원오시려고 한다. 이번에 좋은 기회가 돼서 많이들 오신 것 같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오셨다.

Q 마지막으로 한마디.
A 저그전 결승이라 흥행이 걱정돼서 미디어 데이 때 차명환 선수에게 짓궂게 했는데, 그 점을 사과하고 싶다. 그리고연습 도와준 팀원들에게도 고맙다. 1주일동안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먼길 와준 가족들, 친척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karm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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