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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 STX 변현제 "태양처럼 빛나겠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김구현-김윤중 장점 흡수해 최강 신예로 크고파

“이번 시즌 변현제를 주목해 주세요. 특급 신예가 될 겁니다.”

비시즌 동안 STX 코칭 스태프들은 입을 모아 변현제라는 신예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 5월에 숙소에 합류해 이제 겨우 4개월밖에 되지 않은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를 받은 셈이다. 올해 17살로 전태양과 동갑인 변현재는 입단 테스트 때부터 남다른 실력과 경기 스타일을 선보이며 코칭 스태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변현제의 첫 인상은 순했다. 인터뷰 내내 기자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고 한 마디를 할 때에도 쑥스러움이 묻어났다. 어떤 물음에도 그저 환하게 웃어 보이는 모습에 ‘과연 이 선수가 게임을 할 수 있을까’ 걱정될 정도였다. 하지만 시즌에 들어가기 전 변현제는 머리를 삭발한 뒤 노랗게 염색을 해 완전히 다른 인상으로 경기장을 찾았다. 변신을 거듭하며 점점 프로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변현제는 어떤 선수인지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자.

◆변현제는 김구현의 아바타?
변현제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눈을 감고 들으면 김구현과 인터뷰를 하는 줄 착각할 만큼 변현제의 목소리는 김구현과 비슷했다. 사투리가 간간히 섞인 말투에 중저음 목소리 톤까지 영락 없는 김구현이었다. 김구현이 입만 벙끗하고 변현제가 대신 말해도 속아 넘어갈 만큼 완벽히 일치했다.

“아마도 둘 다 대구 출신이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웃음)? (김)구현이형도 대구 출신이고 저도 그래요. 대구 남자들 대부분 저랑 말투나 목소리가 비슷할 겁니다. 대구 남자들의 특징이라고나 할까요(웃음).”

마치 김구현의 아바타 같은 변현제. 경기 스타일도 김구현처럼 셔틀 쓰는 플레이를 선호한단다. 처음 게임단에 입단 했을 때 할 줄 아는 것은 견제밖에 없어서 ‘변견제’로 불렸다는 것이 변현제의 설명이었다. 그래서 변현제는 자신의 견제 플레이를 더욱 완벽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김구현과 자신이 부족한 부분인 물량을 보완할 수 있는 김윤중이 속한 STX에 입단한 것이 행운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STX에 입단하면서 김구현과 김윤중의 장점을 모두 흡수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어요. 그렇게 된다면 완벽한 프로토스 선수가 나오지 않을까요? 김구현의 화려한 견제와 셔틀 플레이, 김윤중의 불가사의한 물량을 모두 구사한다면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대한 두 형들의 장점을 모두 가져와야죠.”


◆마음 속 최고의 선수는 김택용
변현제가 생각하는 역대 최고의 선수는 누구일까? 질문을 던지자 마자 김택용이라는 답이 나왔다. 같은 팀에 김구현이라는 육룡의 멤버가 있는 상황에서 다른 팀의 선수를 답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 그렇지만 그는 주저 없이 김택용을 택했다. 이유는 뭘까.

“만약 김택용 선수가 프로토스가 아닌 다른 종족을 선택했다면 웬만한 선수들의 업적은 금방 뛰어 넘었을 겁니다. 제가 본 선수들 가운데 가장 판단력이 좋은 선수니까요. 컨트롤이나 운영, 생산력은 손이 부러지도록 연습하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을 테지만 순간적인 대처와 빠른 판단력은 타고나야 하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김택용은 최고의 선수입니다.”

프로토스라는 종족의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김택용은 그런 부분을 자신의 판단력과 센스로 채우고 있다는 것이 변현제의 생각이었다. 변현제가 역대 최고의 프로게이머로 김택용을 꼽은 이유도 종족의 한계를 센스로 극복하는 모습 때문이었다.

“얼마 전 인터뷰를 보니 김택용 선수도 엄청난 연습 벌레라고 하더라고요. 그저 타고난 센스만으로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연습도 뒷받침 되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죠. 김택용처럼 되려면 김택용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가능하지 않을까요? 더 열심히 연습해야죠.”

김택용이 100점 선수라면 본인은 50점이라는 변현제는 “이번 시즌 모자란 50점을 채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머리 스타일로 다진 각오
아직까지 방송 경기를 한번도 하지 않았지만 변현제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물론 모든 신예가 그러하겠지만 긴장을 많이 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 대범하지 못하다는 것 역시 변현제가 풀어야 할 숙제인 것이다.

그런 변현제에게 극약 처방이 떨어졌다. 머리 스타일로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라는 것. 변현제는 머리를 삭발하고 노란 색으로 염색을 했다. 변현제 입장에서는 파격적인 변신이었다. 대구에서 올라온 순박한 청년의 느낌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강렬한 인상의 변현제로 재탄생한 것이다.

“머리를 삭발한 것은 예전 화승과 2군 매치를 하고 패했을 때였어요. 열심히 연습을 했기 때문에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승부의 세계는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2군 선수들과 함께 삭발을 한 뒤 각오를 다졌어요. 이후 긴장을 많이 하는 저의 단점을 고치기 위해 감독님이 강렬한 색으로 염색을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어요. 신예답지 않은 대범함을 키우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순순히 따랐죠.”

정석 대로만 살아온 변현제에게 삭발하고 염색까지 한 본인의 모습은 적응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조금씩 팬들의 시선을 즐기며 경기장의 시선에 익숙해져 가는 스스로의 모습이 신기하다고.

“외모도 강인해 졌으니 이제 경기 내적으로 강인해지는 일만 남은 것 같아요(웃음). 신예답지 않은 과감한 플레이로 눈도장 찍을 테니 기대해 주세요,”


◆떠오르는 프로토스 태양이 되겠다
지난 시즌 프로토스는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프로리그 다승 10걸에 김구현이 올라 있는 것을 제외하고 투톱이라 불리던 김택용과 송병구마저 무너졌다. 육룡은 거의 해체됐으며 개인리그에서도 프로토스의 이름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암흑기였던 것이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변현제는 지금이 기회라는 생각을 했다. 프로토스의 암울기에 해성같이 등장한 신예가 된다면 팬들에게 자신을 더욱 각인 시킬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유독 프로토스가 빛을 보지 못했잖아요. 그런 상황들을 보면서 정말 속상했어요. 게다가 테란이나 저그의 경우 신예들이 계속 치고 올라오는데 프로토스는 그러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고요. 개인리그 예선이 시작되고 프로리그 시즌이 시작됐을 때 갑자기 등장하는 변현제라는 이름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기대해 주세요.”

변현제의 최종 꿈은 ‘혜성 같이 등장해 태양 같이 빛나는 것’이다. 존재 이유 만으로도 빛나는 선수, 그 누구도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최고의 포스를 뿜어내는 선수, 태양처럼 절대로 e스포츠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가 되는 것이 야무진 신예 변현제의 최종 목표다.

“꿈이 구체적이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보다 더 구체적인 목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태양 같은 선수가 되기 위해 혜성부터 단계를 밟아 갈 겁니다. 이번 시즌에는 무조건 신인왕을 획득할 겁니다. 그래서 혜성이 된 뒤 다음 시즌 그리고 또 다음 시즌에 더 커다란 목표를 이뤄야겠죠. 언젠가는 달이 되고, 지구가 되고 나면 결국엔 태양 같은 선수가 되지 않을까요? 프로토스를 그리고 e스포츠를 밝게 비추는 태양이 되겠습니다. 많이 응원해 주세요!”

sora@daily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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