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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rGraphy] 사신이 있었기에 화승이 있었다…오영종편(2)

*1편에서 계속

[GamerGraphy] 사신이 있었기에 화승이 있었다…오영종편(2)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화승을 최고의 순간까지 끌어 올린 견인차

오영종이 So1 스타리그를 우승한 이후 플러스에는 많은 이슈가 생겨났다. 그동안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하지 못하고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인 선수들을 다른 팀에 이적시키면서 근근이 살아가기 바빴던 플러스는 관심의 중심에 섰다. 한나라당 맹형규 국회의원이 서울 신림동에 위치한 숙소를 찾아 선수들의 어려움을 직접 듣기도 했고 화승으로부터 창단 제의를 받기도 했다. 국민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한 이유는 모두 오영종의 스타리그 우승 덕분이다.

◆정동진에 간 사연
좋은 일이 생기려고 하면 마(魔)가 낀다고 했던가. 오영종을 둘러싸고 불화설이 일기 시작했다. 화승과의 계약을 앞둔 시점 오영종이 숙소를 무단이탈하는 '악재'가 발생했다. 오영종은 조정웅 감독이 우승 이후에도 스파르타식으로 훈련을 시켰다는 표면적인 이유로 충돌이 일었고 고향인 광주로 내려갔다. 조 감독은 오영종을 재차 서울로 불러 올려 다독인 뒤 강원도 정동진으로 동반 여행을 떠났다.



오영종과 조 감독은 정동진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다시 열심히 뛰자고 의기투합했다. 2005년 So1 스타리그 이후 해이해졌던 오영종은 팀의 에이스로서 부활을 예고했고 조 감독도 "조만간 좋은 일이 있을 가능성이 보이고 있으니 함께 가자"는 뜻을 전했다.

◆화승과의 인연
2006년 1월 오영종과 조정웅 감독의 정동진 화해가 일어난 뒤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주)화승이 프로게임단 창단을 선언했고 조정웅 감독이 이끌던 플러스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 이 모든 일은 오영종이 스타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덕분이다. 딱히 스타플레이어라고 부를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화승이 플러스에 자본을 투입할 이유가 없었다. 오영종은 화승의 e스포츠계 입문을 위한 열쇠였다.

화승이 2월 창단식을 가질 때에도 오영종은 조정웅 감독과 함께 중심에 있었다. 대표 선수였고 마스코트였다. 오즈의 마법은 오영종의 손에서 연출되어야 했고 오영종은 연출했다.



창단한 지 1년이 채 되기 전에 오영종은 부활의 마법을 부렸다. 신한은행 스타리그 2006 시즌2에서 오영종은 결승까지 올라섰다. 1년전 So1 스타리그에서 보여준 만큼 드라마틱하지는 않았지만 성숙미를 내비치면서 결승까지 진출했다.

화승도 대규모 지원으로 화답했다. 제주도에서 열린 결승전에 르까프 오즈 선수들을 모두 초청했다. 오영종이 결승전에서 선전을 펼치고 우승을 차지하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선수들의 마음에는 한 가지 공통적인 씨앗이 뿌려졌다. '이 기업과 함께하고 싶고, 우승한다면 최고의 지원이 따라오겠구나'라는 씨앗이었다.

◆에이스에서 도우미로
오영종은 이후 개인리그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제동이라는 후배를 성장시키는데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2007년 이제동이 첫 우승을 차지할 때 오영종은 훈련 파트너로 자임했고 송병구를 꺾는 데 큰 도움을 줬다. 르까프 오즈의 톱 플레이어에서 도우미로 위상이 변할 때 마음이 편치 않았겠지만 후배의 우승과 팀의 성취를 위해 아낌 없이 도왔다.



프로리그에서도 오영종은 2인자였다. 이제동을 간판으로 내세우며 세대 교체를 단행하는 조정웅 감독의 의사를 받아들였고 두 번째 카드로 내려 앉았다. 오영종의 실력이 떨어져서라기 보다는 팀의 방침이 그러했기에 오영종은 2인자 위치를 인정했다.



1인자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을 덜자 오영종은 더 좋은 성과를 냈다. 2007시즌 후기리그에서 오영종은 다승왕을 차지했고 정규 시즌 MVP까지 차지했다. 또 르까프에게 우승도 안겨줬다. 2007년 부산 광안리에서 열린 프로리그 결승전에서는 삼성전자에게 완패하면서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후기리그에서는 당당히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2007시즌 통합챔피언전에서는 르까프가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공군 한 시즌 최다승과 100승
2008년 오영종은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는다. 화승을 최고의 팀으로 만들어 놓았지만 또 다시 뜻이 맞지 않는 일이 생겼고 그로 인해 한 눈을 팔았다. 결과는 생각보다 일러진 공군 에이스 입대로 이어졌고 오영종이 늪에 빠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렇지만 오영종은 오뚜기처럼 일어섰다. 공군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오영종은 08-09 시즌 2라운드부터 출전했지만 21승을 따내면서 당당히 에이스의 자리에 우뚝 섰다. 09-10 시즌에 후배 민찬기가 1라운드부터 5라운드를 모두 소화하면서 거둔 승수가 21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영종의 기록이 대단함을 다시 알 수 있다.



오영종은 2010년 7월4일 자신의 일생에 잊을 수 없는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13번째로 프로리그 통산 100승 고지에 오른 것. 이윤열과 100승 경쟁을 펼치기도 했지만 오영종은 100승을 이룬 것만으로도 감사의 뜻을 표했다. "공군의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 꼭 이루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오는 10월 공군 에이스로 활동하던 오영종은 전역한다. 박정석, 한동욱 등 공군에게 의미있는 두 자리 승수를 선사한 2008년 9월 군번이 모두 사회로 돌아온다. 오영종이 돌아갈 곳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현역 시절 최고의 순간을 화승에게 선사한 오영종이 고향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사항이다.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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